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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gipack 140x130mm (1ea)
- CD 120x120mm (1ea)
- Lyric Photo 120x120mm (6ea)
권순관 EP [여행자]
짧고 소비적인 흐름 속에서, 삶의 의미를 되묻는 긴 호흡의 사유.
우연 같았지만 운명과도 같은 삶이라는 여행에 대한 음악적 수필.
권순관 EP [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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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린 밤이 짙게 밴 커튼, 게으른 달의 노래가 정적을 채운다. 나릿하게 부유하는 음악에 맞춰 몸을 기대고 서툴게 첫 춤의 발을 딛는 두 사람. 어둠은 우리의 연약함을 외려 밝히고, 당신과 나의 어설픈 발짓은 이미 꿈처럼 나른한 여정을 시작했다.
달빛은 어둠을 감싸안고 햇빛은 어둠을 밀어낸다. 당신과의 계절이 찬란할수록 우릴 끌어안던 어둠이 조금씩 아스러져 날아간다. 나는 기어이 갈랫길로 당신을 보내고 힘껏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며 이 낯설어진 길을 멍하니 본다. 그리고 걷는다. 때때로 기억에 취한 비틀 걸음으로.
아쉬움들이 그림자처럼 배회하는 거리 위, 때때로 그 밤의 냄새가 스친다. 오늘은 끝이 보이지도 않는 저 높은 탑 꼭대기에서 아스러져 날아갔던 추억들이 어둠의 커튼을 타고 쏟아져 내린다. 나는 누가 볼까 바닥에 떨어진 추억의 파편을 주섬주섬 주머니에 담는다.
어느새 쌓인 추억이 강처럼 불어 흐른다. 나는 비로소 당신의 기억을 기워 작은 배를 만들고 그 강에 띄운다. 그리고 어쩌면 오래전에 돌아갔어야 할 그 갈랫길로 향한다. 당신에게 이어지는 길로, 그 밤으로.
글 : 황석희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