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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산의 사랑

설산의 사랑

  • 딩옌
  • |
  • 글항아리
  • |
  • 2025-07-25 출간
  • |
  • 432페이지
  • |
  • 140 X 210mm
  • |
  • ISBN 979116909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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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젊은 세대 작가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소설가 옌롄커, 위화 강력 추천
화성문학상 중편소설상 수상작


가슴속에서 들풀처럼 번지는 속세의 삶
상투적인 일상에 심겨진 문학의 씨앗

다섯 살 때 티베트 불교 사원에 보내져 진홍색 승복만 입고 살아온 샤오줘는 매년 절에서 보는 시험을 통과했는데도 아직 입전 의식은 치르지 못했다. 향냄새 속에서 산 지 10년 넘었으니 이젠 정식 비구니가 되고 싶다고 선사께 말하자 그는 한 가지 조건을 내건다. “아버지부터 만나고 오너라.” 절 밖으로의 첫 외출이 이뤄지면서 「속세의 괴로움」은 전개된다. 쪽지에 적힌 집주소로 찾아가 샤오줘가 처음 만난 건 아버지가 아닌 고모였다. 고모는 바짝 깎은 머리의 조카를 보고는 너는 ‘회족’, 즉 무슬림을 조상으로 둔 사람이라고 말한다. 애초에 비구니가 되어서는 안 되는 핏줄이었던 것이다. 속세로 나온 꽃 같은 처녀를 돌려보내지 않으려고 친척들은 갖은 애를 써 혼처를 알아본다. 그렇게 해서 샤오줘는 밍한을 만나고 둘은 서로 호감을 품는다.
딩옌의 서사는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그 속에서 딩옌은 주인공들의 내면과 외면을 들락거리며 속세의 욕망과 허무함 속에서 바닥으로 가라앉으려는 그들을 끌어올려 감정이 정점에 이르게 한다. 주변 인물들의 일상과 생각은 상투적이기 그지없다. 하지만 송곳처럼 찌르고 들어오는 샤오줘와 밍한의 감정을 상투적인 일상에 배치하자 이야기는 조심스러우면서도 격렬하게 흘러간다. 샤오줘는 한번 속세에 발을 담갔지만 다시 절로 돌아갈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절에 되돌아와서도 속세의 냄새는 벗겨지지 않았다. 잠자리에 들면 속세의 경험이 환영처럼 나타났다. 동분서주하는 자동차, 영원히 위로 오를 수 없는 어둡고 좁은 계단, 미친 듯이 자라나는 머리카락, 어두운 여관 객실, 숨 막히는 외양간, 천지를 뒤덮은 박쥐, 백골이 된 시신, 시커먼 들풀에 뒤덮인 무덤,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우물…… 점점 속세의 과거가 절에서의 현재를 집어삼켰다.
그 광기 속에서 샤오줘는 다시 속세로 내려올 결심을 한다. 승복을 벗고, 히잡을 쓰며, 밍한과 결혼한다. 불교와 이슬람교 사이, 사원과 모스크 사이, 라마와 이맘 사이는 그렇게 좁혀지는 듯했으나 작가는 구름 한 점 띄우지 않은 냉랭한 풍경을 묘사하며 비극을 암시한다. 속세에서 샤오줘의 가슴은 자기모순의 고통 같은 것을 들풀처럼 키운다. 더욱이 아버지 죽음의 비밀이 밝혀짐으로써 속세는 모든 것을 게워내야 할 만큼 어지러운 곳이 되어버린다. 그녀는 비구니 사원으로 돌아갈까? 전설 속에 기록된 떠돌이 수행자들처럼 그녀도 속세와 떨어질 수 있을 것인가?

단 한 번도 고백되지 않는 사랑
주도면밀한 타협이 시간을 이끌다

라브랑 사원 뒤쪽으로 얼핏 비치는 설산 꼭대기를 배경 삼아 전개되는 「설산의 사랑」을 지배하는 것은 쉼 없는 긴장감이다. 티베트족 여성인 융춰와 회족 출신인 마전, 둘 사이에 깊은 감정이 싹튼 건 분명해 보이지만 절대 입 밖으로 흘러나오지 않는 건 물론이고, 각자의 마음에서도 억눌린다. 마전은 명성 높은 골동품 가게의 막내아들이었다. 하지만 가게에 불이 나고 그 화재로 점원까지 죽자 목숨값을 대신해 죽은 남자의 여동생과 할머니가 사는 집에 ‘인질’로 들어간다. 그 집으로 가던 날 마전은 젊어 탕진했던 지난 세월이 발을 되돌려와 자신의 뺨을 휘갈긴다고 느낀다.
할머니와 손녀딸 융춰, 마전이 함께 살면서 이야기의 반경은 마전이 다니는 모스크와 융춰가 매일 가는 티베트 불교 사원 밖을 넘지 않으며, 이질적인 두 종교의 공기 속을 맴돌며 축적된다. 라마단 기간이 되자 마전은 모스크에 가 예배를 드리고, 융춰는 사원에 가서 오래된 벽화의 보수 작업을 한다. 알라의 모스크와 때 낀 불교 벽화가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시공간이다. 그렇지만 둘은 한집에 산다. 마전은 할머니와 융춰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는 마음으로 매일 과일을 사다가 문 앞에 놓는다. 그러면 융춰는 과일을 봉지째 쓰레기통에 처박고, 그 쓰레기통을 바라보는 마전은 눈송이가 몸속을 타고 흐르는 것처럼 차갑게 식어버린다. 매일 버려지는 과일 봉지로 둘 사이에는 호감과 혐오가 공기를 타고 흐른다. 융춰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표정을 짓지만, 거기에 숨겨진 건 건드리기만 하면 용수철처럼 튀어오를 사랑의 감정이었다. 그게 에너지를 축적하며 이 소설을 터질 듯이 부풀어오르게 만든다.
「설산의 사랑」은 여러 번 재독해도 그 신비로움, 감정의 폭발력을 잃지 않는다. 그건 아마 작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땅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다루면서 이야기의 원숙미와 장악력을 높이기 때문일 것이다. 줄거리는 천천히 흘러간다. 말이 나오려다 삼켜지고, 설산을 바라보며 환영을 마주하는 듯한 심경, 두 종교 신자들의 일상이 침묵으로 뒤엉키면서 애틋한 감정이 넘실거리며, 마침내 각자의 마음속 비명까지 담아낸다.
이런 독특한 분위기는 소설의 내러티브와 떼어놓을 수 없는 핵심적인 요소다. 둘 사이의 사랑이 이뤄지든 파열되든 독자를 이끄는 힘은 분위기이고, 그 과정에서 문장이 모든 감정을 충족시킨다. 즉 플롯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문장이다. 이 소설은 짙은 슬픔을 시종 놓지 않는다. 딩옌은 사물과 풍경을 주의 깊게 파고들며, 역사의 유물에서 이야기를 길어올리는 작가다. 하지만 혈통과 씨족에 대해 말하는데도 현대적인 감각을 놓치지 않는다.
근원이 다른 두 개의 물줄기는 각자 굽이쳐 흐르다가 융춰와 마전의 갈망이 부딪치면서 만난다. 융춰가 실수로 속마음을 드러내자 마전 역시 그녀를 향한 목마름을 더는 감출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건 이성으로 제어되지 않았다. 마전은 살짝 떨리는 융춰의 목덜미를 보며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순간 두 사람 사이에 뛰어넘을 수 없는 뭔가가 있다는 게 느껴져 펼쳤던 손가락을 꽃봉오리처럼 오므리고 주먹을 꽉 쥐었다. 그 후 둘 사이에는 밤보다도 더한 어둠이 짙게 깔렸다.
모스크 주변 길거리에서는 수많은 남녀가 햇볕을 쬐고 있었다. 그건 마치 여러 개의 긴 줄이 드러난 강바닥 같았다. 그 안에서 깊은 세월 속을 맴도는 핏줄기 소리가 메아리쳤다. 오랜 기억은 밀도를 높여가며 각자의 가슴에 짐을 지웠다. 고개를 들어 더 먼 곳을 보자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설산의 산봉우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곳은 태양이 비춰도 차가운 하얀빛일 뿐이어서 현실이 아닌 환상으로만 여겨졌다.
융춰와 마전은 햇빛 아래 새하얀 설산이 무너지는 환각 속에서 자신들 사랑의 환각이 부서지고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서로에게 닿을 길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

딩옌 소설의 줄거리와 구조, 등장인물은 모두 단순하다. 갑자기 드러나는 구름, 보이지 않는 바람, 툭 부러지는 나뭇가지가 모두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독자에게 일으키는 감정은 웅장한 서사를 요구하지 않는다. 야망 없는 글이 오히려 감정을 격렬히 붙든다. 총 일곱 편의 소설에서 작가는 삶에 도사리고 있는 비극을 파고든다. 회족과 티베트족의 신념 및 방대한 문화가 연극처럼 현실 속 사람들을 무대로 떠밀기 때문이다. 이 책 말미에는 작가론이 덧붙여져 있는데, 딩옌은 자신이 이상으로 삼은 문장을 향해 더 바짝 다가가고 있는 듯하다.

목차

속세의 괴로움
설산의 사랑
아프리카봉선화
UFO가 온다
잿물
늦둥이
자카트

작가의 말

도서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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