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 눌러둔 감성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나의 감성을 표현해줄 언어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싸이월드식 감성을 그리워하고 있을 당신에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SNS를 장악하기 전, 우리들에게는 ‘싸이월드’라는 신나는 놀이터가 있었다. ‘도토리’ ‘BGM’ ‘일촌’ ‘방명록’ 등으로 상징되는 싸이월드식 감성은 그곳을 놀이터 삼아 그 시절을 살아갔던 사람들에겐 아득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그때로 돌아가기엔 SNS의 플랫폼들이 너무나 디지털적으로 변해버렸다.
저자 강지후는 싸이월드식 감성이 잔뜩 묻어난 에세이를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실제로 그는 싸이월드가 한창 유행할 때 그곳을 놀이터 삼아 차곡차곡 글들을 써내려갔다. 제목 <한때 가까웠던 사이>에서 볼 수 있듯, 그의 글에선 ‘사랑’이란 굵직한 키워드에서 파생하는 특유의 감성이 퍼져간다. 한때 사랑했던 사람들, 그 사랑에 아쉬움을 안고 사는 사람들, 다시 그 사랑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그의 글들은 공감과 위로와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감성’을 선사할 것이다.
저자 강지후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제가 좀 비관주의자라서, 누군가에게 희망을 준다는 말은
그리 와닿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내 감정을 누군가가
같이 공감해주고 교감하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어요.
제가 쓴 글들을 모르는 사람이 읽어주길 바라기보다는
나의 주변 사람들이 읽고 댓글로 피드백 해주는 순간들이
참 행복했던 것 같아요.
사랑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사랑할 때였죠.”
<한때 가까웠던 사이>는 ‘그럴듯한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아니 여전히 느끼고 있는 감성들을 저자 특유의 통찰과 유머와 어두움으로 다채롭게 비춰준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지금을 살아갈 수 있는 감성’을 선물할 것이다.
감성적인 에세이가 서점을 가득 채운 요즘이다. 대부분 위로와 격려의 에세이다. 그러나 정작 인간의 가장 본질적이라 할 수 있는 ‘사랑’이란 감성을 깊고 진지하게 파고 들어가는 에세이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한때 가까웠던 사이>는 바로 그 지점에 서서 깊은 감성을 길어 올리는 글들로 가득차 있다. 저자 강지후는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자신의 인생 속으로 깊이 파고든다. 깊이 파고들어 꺼내온 이야기들로 독자들에게 이야기한다.
“여러분도 이런 적 있지 않나요? 저는 그랬는데…”
<쳅터 1>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보통 사랑에 직면하는 순간, 설명할 수 없는 마음에 허우적댄다.
“사랑이란.
이미 채워진 결과가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함께 채워 나가는 과정이다.”
<챕터 2>는 이별에 대한 이야기다. 통계적으로 보아도, 사랑은 이별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사랑은 말야.
니가 시도 때도 없이 열었다 닫았다 하는
냉장고 문이 아냐.
한번 닫히면...
다시 열기 힘들지...”
<챕터 3>는 그리움에 대한 이야기다. 그리워하며 우리는 나의 사랑을 돌아본다.
“담배가 있어야 불을 붙이지.
망치가 있어야 못을 박지.
실이 있어야 바느질을 하지.
니가 있어야 사랑을 하지.
신발도 한쪽만 있으면 아무 의미 없잖아.”
<챕터 4> 사랑 후 깨달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사랑은
언제나 뜨는 해가 아니다.
사랑은
아무 때나 부는 바람이 아니다.
사랑은
한여름에 내리는 눈과 같은 것이다.”
<한때 가까웠던 사이>는 에세이류의 서적이 넘쳐나는 요즘에도 특별한 지점에 서있을 만한 여지가 충분하다. 무엇보다, 요즘의 단편적인 SNS생활에 가득찬 ‘보여주기식 포스팅’에 지쳐있는 독자라면 어떤 식으로든 공감과 위로를 경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