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처럼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람이 되고 싶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꼬마 작가 전이수가 그린 가족 사랑 이야기!
남다른 관찰력으로 사람들을 헤아리다
집안, 아빠의 자동차, 담벼락 등 주변 곳곳이 캔버스인 전이수가 첫 그림 모음집을 펴냈다. 《꼬마 악어 타코》 《걸어가는 늑대들》 《새로운 가족》까지 세 권의 그림책을 낸 뒤, 전이수는 가족과 자연, 사랑을 주제로 한 그림에 몰두했다. 얼마 전 집에 온 강아지가 곁에 있기만 해도 위로가 되고, 두 발이 잘린 곰을 그리면서는 자신에게 만약 두 발과 다리가 없다면 어떨지 가늠해 보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생각한다. 그러다가도 따뜻한 엄마 품에 안겨 잠드는 게 가장 좋고, 동생이 아무 데나 쉬를 하면 안 된다고 나무라면서도 같이 쉬를 한다. 또 과수원에 열린 열매를 보고는 집집마다 부지런히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 같다고 한다. 이렇게 열한 살 소년이 풀어내는 가족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특히 훗날 자신보다 작아져 있을 엄마를 생각하면서 그린 <작아진 엄마 1,2>는 가족을 향한 이 소년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큰지 헤아리게 만든다. 바로 이런 깊은 관찰력이 전이수의 그림과 글을 이루는 원동력이다.
자연을 보면서 배운다
이번 책에서 전이수는 ‘자연을 보면서, 동물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고 했다. 고개를 숙이고 아주 천천히 움직이며 발 한쪽을 떼는 두루미를 보면서 움직이는 자신의 몸을 바라본 적이 없다고 했다. 두루미를 보고 어떻게 자신의 몸을 생각해 봤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또 오름에 올라서 바라본 풍경들, 여름이 가고 난 뒤에도 바다가 깨끗하기를 바라는 마음, 회색빛 도시 속에 집을 지은 새들을 보고 설레는 마음까지 전이수의 곁에는 늘 자연이 있고, 자신의 마음을 가득 채우고 있다. 전이수에게 자연은 자신의 삶을 가꾸어 가는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이다.
한층 넓고 독특해진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이루다
이번 책에서 전이수의 독특한 상상력이 빛을 발한 그림이 있다. <크리스마스 1>과 <크리스마스 2>이다. 드로잉으로 표현한 이 그림은 크리스마스에 산타 모자를 쓰고 돌아다니는 상상의 동물과, 선물을 배달하느라 바쁜 큰 새를 그렸다. 엄마를 걱정하고, 철 없는 동생을 챙기고, 망가지는 자연을 보면서 마음이 아픈 속 깊은 아이인 줄 알았는데, 이 그림과 글을 보고 있으면 영락없이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는 열한 살 개구쟁이이다. 딱 어릴 때만 해 볼 수 있는, 아이들만의 고유 영역인 것이다. 이렇듯 전이수의 마음에는 속 깊은 어린이와 개구쟁이 어린이가 조화를 이루면서 자신의 세계를 이루고 온 세상을 캔버스 삼아 펼치고 있다. 그래서 어린이는 어른의 스승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