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르면 어때!
더 넓은 세상으로 함께 가 보자, 이크 에크!
새하얀 눈으로 가득한 겨울 아침, 장쇠는 동생 옥분이와 함께 한강에 썰매를 타러 가 위험에 빠진 낯선 아이를 구한다. 노랑머리에 파란 눈동자, 신기한 칼날 구두를 신은 그 아이의 이름은 오데트. ‘발레’라는 서양 춤을 춘다. 굼실굼실 는질는질. 손과 발을 움직이는 모습이 발레와 비슷해 보였을까? 오데트는 장쇠와 옥분이에게 조선의 전통 무예인 택견을 배우며 가까운 친구 사이로 발전한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의 한마디가 장쇠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일본이고, 아라사고, 청나라고, 미리견이고 다 똑같다. 조선을 도우려는 게 아니고 제 잇속 차리려고 기웃거리며 참견하는 게다. 이럴 때일수록 어느 나라하고도 편먹지 말고 우리 스스로 부국강병을 이뤄야 하느니라.”
다른 나라 아이와 가깝게 지내는 내가 잘못한 걸까? 우린 정말 친구가 될 수 없을까?
우리는 종종 낯섦보다 익숙함을 선택한다. 좋아하는 것부터 싫어하는 것까지 모든 게 다른 아이들은 친구가 되기 어렵다. 하지만 작품 속 아이들은 다르다. 구분 짓지 않고, 기준을 정해 재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더 나아가 ‘택견’과 ‘발레’로 대표되는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으며 더 큰 꿈을 키우기도 한다. 친구가 되는 일은 결코 어렵지 않다.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 보자. ‘선택’이 아닌 ‘존중’으로 하나되는 『이크 에크』 속 아이들과 새로운 세상을 향해 발돋움하기 바란다.
위태롭게 흔들리는 너와 나 사이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안녕, 나는 오데트야! 아라사 공사인 아빠를 따라 조선에 왔어. 빙족희를 타다 물에 빠진 나를 구해 준 장쇠에게 택견을 배우고 있지. 조선의 택견은 참 재미있는 것 같아. 굼실굼실 는질는질 손과 발을 움직이는 게 발레랑 비슷한 점이 있어. 나는 우리 나라 대표 춤인 발레를 배워. 어른이 되면 멋진 발레리나가 될 거야. 처음엔 다른 나라에 와서 많이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택견을 가르쳐 주는 장쇠와 옥분이 덕분에 매일이 즐거워. 가끔 내 노란색 머리카락과 파란 눈을 보고 뭐라 뭐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장쇠와 옥분이는 달라.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장쇠가 조금 이상해. 택견 연습을 할 때면 늘 즐거워했는데 요즘엔 걱정이 있는 것처럼 표정이 어두워. 무슨 일일까?
이크 에크! 나는 자랑스러운 택견 장수의 아들, 김장쇠야. 아버지를 따라 멋진 택견 장수가 되는 게 꿈이지. 얼마 전, 한강에 썰매를 타러 갔다가 서양 아이를 구해 준 이후로 새로운 친구가 생겼어. 오데트는 조선말도 할 줄 알고, 택견을 무척 좋아해. 처음엔 좀 어색하고 마음도 불편했는데, 오데트랑 지내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어. 어른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은 다 나쁘다고 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런데 어느 날, 고민이 생겼어. 선생님이 일본이고, 아라사고, 청나라고 다 똑같대. 다들 자기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조선에 온 거라 우리 스스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한대. 내가 본 오데트는 달랐는데……. 내가 정말 잘못한 걸까? 이대로 오데트랑 멀어져야 할까?
차별이 아닌 특별!
따뜻한 마음이 전하는 진정한 우정
이 책은 편견에 갇히지 않고, 서로의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친구가 되는 세 아이의 우정 이야기를 그렸다. 우리는 누구나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태어난 나라, 사용하는 언어, 생김새까지 모든 게 다른 조선의 택견꾼 장쇠와 아라사의 발레리나 오데트. 아이들은 어떻게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이크 에크』는 존중과 배려에서 그 답을 찾는다. 다른 점을 각자의 개성으로 이해하고 서로의 문화를 주고받는 따뜻한 마음이 친구가 되는 한걸음이라는 것이다. 나와 다른 모습에서 차별이 아닌 특별함을 찾아보자. 다정함이라는 반짝임이 진정한 우정의 가치를 전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