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명의 철학자 강남순 교수의 새로운 질문
그대는 언제, 누구와, 무엇을 할 때 ‘미소’ 짓는가?
이 책은 대명사가 아닌 이름을 부르는 ‘호명’ 행위로 나와 너의 존재를 드러내는 강남순 교수가 ‘행복’을 주제로 펴낸 철학 에세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철학자를 포함해 수많은 사람이 세기를 넘나들며 다양한 정의를 시도했지만 끝내 결론짓지 못한 영원한 주제다. 사람마다 행복을 경험하는 순간과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다양한 행복을 정의하는 대신 각각의 독자가 스스로에게 질문하도록 안내한다.
“지순하고 환하게 웃는 순간을 누리고 있는가, 몸·정신·마음을 주고받는 관계를 지니고 있는가, 타인의 시선과 상관없이 ‘나는 나다’의 철학으로 살고 있는가, 행복의 갈망을 품고 용기 있게 추구하고 있는가?”
여기서 흔히 말하는 사회적 성공이나 금전 같은 기준은 없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안정된 직업과 수입, 그리고 본인과 가족의 건강, 성공 등 가시적 조건들이 행복의 구성요소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고 해서 깊은 내면의 자신에게, 그리고 나와 이 삶의 여정을 함께 걷는 이들에게 미소가 되는 그 행복감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나 자신을 보는 시선, 누군가를 마주했을 때 존재의 깊이에서 품는 반가움과 인정, 그리고 환영의 ‘미소(smile)’ -그 미소가 설사 ‘순간의 경험’이라 해도-, 이런 경험들은 한 사람의 삶에서 소중하고 다양한 결을 이루고 있다.
-책을 펴내며 중에서
『모든 존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에서 ‘미소’는 행복을 사유하는 가장 큰 메타포이다. 내가 어느 순간, 누구와 함께할 때, 또 무엇을 할 때 진심으로 미소 지었는지 돌아보도록 이끄는 것이다. 미소가 행복을 판가름하는 절대적 기준이나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질문하도록 안내하는 커다란 길잡이임은 분명하다.
나와 함께하는 행복,
너, 그리고 동료-인간과 함께하는 행복
이 책은 총 3개의 ‘행복의 대상’이 있다. 나, 너, 그리고 동료 인간들과 살아가는 세계다.
누구와 함께할 때 행복해야 하는가? 첫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모든 존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나와 함께 살아가는 것, 나와 우정을 쌓는 것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다룬다. 행복은 ‘행복하겠다는 의지이자 용기’라고 말하는 저자는 어떻게 나의 행복을 가꾸고 만들지 스스로에게 묻고 끊임없이 결심해야 한다고 전한다.
음악을 듣고, 보름달을 보고, 거리를 거닐고, 글을 쓰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소박한 음식을 먹으며 저자는 자기 자신과 ‘함께한’ 경험을 독자에게 나눈다. 그리고 고립이 아닌 자신과의 성찰의 시간, 즉 고독을 진지하게 사유한다. 이는 나를 ‘통째로’ 끌어안는 연습이자 죽음까지 동행할 자기 자신을 긍정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두 번째 행복의 대상은 ‘너’와 이 ‘세계’다.
친구나 연인, 이웃 등 타자 없이 우리는 살아갈 수 없다. 또 동료-인간들로 구성된 이 세계가 불행하다면 그 세계에 속한 ‘나’의 행복은 불가능하다.
이 책에는 수많은 ‘너’가 등장한다. 가까운 친구부터 스쳐 지나간 이웃까지, 그리고 멀리 있지만 연결된 수많은 동료-인간이 호명된다. 그 수많은 ‘너’들과 이야기하고, 미소 짓고, 포옹하며 관계의 정원을 가꾸는 연습을 안내한다. 또한 그 정원을 넓혀 이 세계를 보다 낫게 만드는 여러 방법을 탐구한다.
인간의 살아감이란 결국 ‘함께 살아감’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지지와 인정, 포용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행복의 몸짓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쉽게 읽히고 묵직한 성찰을 남기는 철학 에세이
일상 위에 펼쳐진 자크 데리다, 한나 아렌트, 에밀 시오랑
『모든 존재는 행복할 권리가 있다』는 일상에서 길어올린 다양한 경험 위에 현대 철학을 펼쳐 놓았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자크 데리다, 악의 평범성을 세계에 알린 한나 아렌트, 20세기 니체로 불리는 에밀 시오랑 등 현대 철학자의 다양한 철학을 오늘의 현실에 대입했다.
저자의 평범한 일상 위에 현대 철학을 접목한 이 책은 무겁지 않으면서 깊이를, 쉽게 읽히면서 오래가는 여운과 성찰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