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에게 편의점이란
동네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편의점. 어느새 편의점은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학교 끝나고 이런저런 학원을 오가는 아이들에게 편의점은 잠시 들러 휴식을 취하고 끼니를 때우고 친구를 만나는 곳입니다. 사실 미래에게도 편의점은 별반 다르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편의점은 다른 날과는 조금 다릅니다. 얼마 전에 전학 온 바다를 다시 만나면서 둘만의 비밀이 생기기도 하고, 어미 잃은 새끼 고양이들을 만나 이름을 지어 주기도 하고, 또 리암이의 동생 지암이를 찾아 주기도 하지요. 익숙하다고 느꼈던 편의점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것을 보며, 아이들은 편의점을 새롭게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생명 지킴이가 되어 깨닫는 생명의 소중함
엄마가 미래에게 집 안의 식물을 돌보면 한 달에 한 번 용돈을 주겠다고 했을 때 미래는 조금 당황했습니다. 갑자기 노동의 대가로 용돈을 주겠다고 하는 엄마가 야속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이내 마음이 다잡고, 여러 종류의 화분들을 정성을 다해 돌봅니다. 그리고 미래는 물을 줄 때에도 서두르지 않고 식물들이 보내는 작은 사인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바다를 다그치지 않습니다. 바다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까지, 학교에 대한 설명을 해 달라고 요청할 때까지 기다립니다. 또 편의점 모퉁이 골목에서 만난 새끼 고양이들에게 착한 일도 하면서, 생명의 소중함과 따스함을 절로 느끼게 됩니다. 미래는 이렇게 또 한 뼘 자라나고, 이야기를 읽은 아이들도 함께 자라납니다.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어!
미래네 반에 전학 온 바다는 아이들과 눈 마주치는 것을 피할 만큼 소극적인 아이입니다. 편의점에서 미래와 만났을 때에도 슬그머니 눈길을 피하지요. 하지만 미래는 바다가 상처받지 않도록 바다를 도와주고, 그 마음을 고맙게 여긴 바다는 자기 할머니가 직접 만든 헝겊 인형을 건넵니다. 사실 바다는 할머니를 먼저 생각하는 속 깊은 아이였고, 미래는 바다가 짓는 ‘모나리자 웃음’을 발견합니다. 어른들의 기준에서 할머니와 둘이 사는 바다는 어쩌면 ‘도움이 안 되는 친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미래와 소이, 리암이는 편견 없이 바다를 친구로 받아들입니다. 진짜 친구가 되는 데에는 그 어떤 조건보다 ‘마음’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
조성자 작가는 그동안 작품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가진 순수함과 아이다움을 잘 그려 왔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아이들이 가진 동심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바람을 담아 오곤 했지요. 전권 《놀이터 세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책 속 아이들은 서로를 향한 믿음과 마음을 나누고, 그 마음을 바탕으로 주변을 돌보기 시작합니다. 그 작은 시작은 바로 편의점에서였습니다.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하며 아이들의 하루하루를 세심하게 살펴 온 조성자 작가만이 그려 낼 수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