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나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인생의 방향과 목표를 설계할 수 있는 ‘자서전 쓰기’
독일의 철학자 빌헬름 딜타이는 “자서전은 인간이 자신의 삶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가장 완성된 형태의 글쓰기”라고 했습니다. 청소년기에 자서전 쓰기를 통해서 ‘나는 누구인가?’,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민하며 정체성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해 본다면 이후의 삶이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공부와 시험에 매달려 하루하루 바쁘게 지내다 보면... 나를 돌아볼 겨를도, 내 삶의 목표와 방향을 생각해 볼 시간도,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귀 기울일 여력도 없이 청소년기가 훌쩍 지나가 버립니다. 요즘은 그렇게 대학생이 되고 사회 초년생이 되어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때는 스스로 길을 찾기도 어렵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할 수도 있습니다.
교사는 학생들의 삶을 이끌어주는 존재여야 합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교사모임을 통해 그림책을 읽고 자서전을 써보면서 느꼈던 뿌듯함과 벅참을 학생들도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자서전 쓰기 수업을 구상했고, 그렇게 학생들과 나누었던 다채로운 수업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학생들은 자서전을 쓰는 과정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면서 자기를 이해하고 성찰할 수 있으며, 인생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나는 누구인가?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같은 물음에 답을 찾고 좀 더 성숙한 어른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그런데 학생들과 자서전 쓰기 수업을 진행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기도 하고,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는 것을 꺼리기도 하고, ‘자서전’이라는 장르 자체를 부담스러워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자들은 ‘그림책을 활용한 자서전 쓰기 수업’을 구상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담아낸 그림책들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데 아주 효과적인 매체입니다.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하면 자서전 쓰기 수업이 절반은 성공한 셈인데, 그 마중물 역할에 그림책이 딱입니다. 읽기 전ㆍ중ㆍ후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를 자서전에 담아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이처럼, 자서전 쓰기 수업이 필요한 이유와 자서전 쓰기의 어려움, 그리고 그림책을 활용한 자서전 쓰기의 특징과 방법 등을 담았습니다. 이 책을 집어 든 교사들에게 ‘그래. 나도 한번 해봐야겠어!’라는 동기 부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림책을 읽고 학생들과 함께했던
재밌고 다채로운 자서전 쓰기 수업 사례들
이 책의 2부에서는 그림책을 활용한 자서전 쓰기 수업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세 가지 수업 사례를 담았는데, 이 수업들은 기본적으로 ‘그림책 읽기 - 질문 선정하기 - 자서전 쓰기’의 흐름으로 구성되며, 각 수업의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방법이나 과정을 자세히 알려줍니다. 각 수업 사례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내가 한 권의 책이 된다면〉은 수업의 제목처럼 자서전으로 한 권의 책을 만드는 활동입니다. 그 책에는 학생들의 인생 전반이 담기게 됩니다. ‘인터뷰로 쓰는 자서전, 수다로 완성하는 자서전, 오감으로 쓰는 자서전, 사진으로 쓰는 자서전, 질문으로 쓰는 미래 자서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는데, 나의 어린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생 전반에 걸쳐 주요한 순간들을 자서전에 담아냅니다. 이 수업 사례를 참고하면 자서전 쓰기 수업을 다양한 활동형 수업으로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미니 자서전〉은 글쓰기 경험이 없는 학생도 자서전 쓰기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수업입니다. ‘나를 둘러싼 세상과 행복 정의하기, 타인과 나를 이해하기, 완벽을 넘어 성장으로, 나에게 건네는 감정 음료, 나만의 도전’을 주제로 학생들이 삶에서 마주하는 감정과 자신의 가치 등에 대해서 탐색하고, 삶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합니다. 이 수업은 글쓰기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족 이야기로 시작하는 자서전 쓰기〉는 가족을 통해 나를 이해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수업입니다. ‘나를 키운 어른의 유산, 우리 집 특유의 분위기, 함께 크는 형제자매, 미래의 가족과 나, 가족과의 이별, 나의 사랑하는 독립생활’ 등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하여, 학생들이 가족과의 관계를 돌아보며 가족이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성찰할 수 있게 합니다. 이 수업은 가족이라는 주제를 통해 자신을 깊이 있게 탐색하는 자서전 쓰기 수업을 설계할 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국어수업 길잡이
‘손잡고 국어수업’ 시리즈
이 시리즈의 출발은 ‘고교학점제’입니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과 준비가 부족하던 때, 교사들이 저마다 수업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자신만의 수업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수업 안내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서 출발한 논의가 ‘국어수업의 본질’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결론은, 교사들이 수업에 대한 철학이나 의미를 제대로 알아야 그 수업의 방향성을 올바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손잡고 국어수업’ 시리즈는 더 나은 국어교육을 바라는 베테랑 국어 교사들이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국어수업 안내서’입니다. 이 시리즈의 책들은 앞선 결론을 바탕으로 ‘왜?’와 ‘어떻게?’ 두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1부 ‘왜?’에서는 국어 교사의 관점에서 그 수업을 해야 하는 이유와 의미를 밝힙니다. 수업에 대한 고민과 오늘날 우리 교육의 현실, 교육과정에서 밝히고 있는 학습의 초점, 수업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학생들의 언어능력이나 삶에 기여하는 부분) 등을 이야기함으로써, 책을 읽는 교사들에게 수업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수업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2부 ‘어떻게?’에서는 학생들을 수업의 주인공으로 세워 그들의 삶을 북돋을 수 있는 다양한 수업 사례들을 제시합니다. 재밌고 의미 있는 수업, 학생과 교사가 함께 성장하는 수업, 현재와 미래에 학생들이 좀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수업, 교과서와 시험을 넘어 인간적 성숙을 도모하는 수업……. 이처럼 학교 현장에서 오랫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며 나름의 성과를 이뤄낸 베테랑 국어 교사들의 수업 사례들을 바탕으로 ‘더 나은 국어교육’의 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단편소설 창작 수업》을 시작으로 《START-UP 문해력 수업》, 《(스스로 읽는 힘을 기르는) 비문학 수업》, 《(상상과 질문이 피어나는) 소설 읽기 수업》, 《그림책으로 쓰는 자서전 수업》 이렇게 다섯 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앞으로 ‘어휘 수업’, ‘문법 수업’, ‘토론 수업’, ‘융합 수업’, ‘개념기반 탐구수업’, ‘국어 수업철학’ 등 국어 교사들의 수업 설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수업 안내서들을 꾸준히 출간해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