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재 시집은 이 지상에 사는 81억 명의 사람 중에 단 한 사람을 위한 시집이다. 그 한 사람을 가슴에 품고 한 편 한 편 엮어낸 시인의 마음을 가늠해 본다. 또 이 시집의 시편들을 읽으며 시인의 마음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는 그 한 사람의 마음도 생각해 본다. 이 자체로서 이 시집은 그지없이 아름답고 웅장한 삶의 풍경화이다.
시집의 헌정 대상인 그 한 사람, ‘따뜻한 기운이 밥 짓는 훈증(燻蒸)처럼/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곳/연인 같은 그녀와 칡넝쿨처럼 엉키어 뿌리내리는 그곳’에 함께 사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한 사람은 ‘상냥한 얼굴로 밥을 짓고, 빨래를 널며/하루 해 동안 있었던 일을/하루해가 모자라게 종달새처럼 노래’하는 사람이다.
시인은 ‘단 한 사람, 평생의 내 사랑 - 그녀가 행복할 수 있다면 이 책의 존재로 인해 내게 쏟아질지 모르는 무수한 힐난을 감수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이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으로 속을 끓이면서 이 시집을 읽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중현(시인)
삶의 무게를 견디며 지나온 흔적이 깃든 작품들은 마치 거문고의 낮은 현에서 울려 나오는 묵직한 떨림과 같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울분,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희망과 체념이 교차하는 순간들이 그 속에 살아 있다.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글로 새겼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우리는 마치 종자기가 백아의 곡조를 듣고 공감했던 것처럼, 그의 삶과 감정을 “함께 느끼고 이해하는 지음(知音)”이 될 수 있다.
『존재의 외침』은 단순한 시집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깃든 연주이며, 이를 듣고 공감할 줄 아는 이에게는 무엇보다 값진 선물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우리는 저자의 마음과 깊이 연결되는 아름다운 우정을 경험하게 된다.
김용범(벗)의 추천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