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3〉에서 유시민 작가가 극찬한 지성인의 필독서!
장대하고 치밀한 드라마와 섬세한 리얼리티로 그려낸 명작
《오! 한강》은 해방 이후부터 1987년 6월 항쟁까지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화가의 길을 걷는 ‘이강토’와 그의 아들 ‘이석주’ 2대에 걸친 장대한 드라마를 치밀하고 섬세한 리얼리티로 녹여낸 명작이다.
이 만화는 오늘날의 시각으로 쓴 현대사와 달리, 민주화 운동이 격렬했던 1980년대 당시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어 다른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몰입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화염병을 던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허영만 특유의 사실적인 그림은 독서로 다져진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현대사를 꿰뚫어 본 김세영 작가의 묵직한 스토리와 어우러져 붓으로 휘갈긴 듯한 역동성이 느껴진다.
반공 의식을 고취하려는 정부의 의도를 반전시켜 오히려 ‘반공 이데올로기 해빙’을 촉발한 이 작품에 대해 유시민 작가는 방송 프로그램 〈알쓸신잡3〉에서 “어떤 규제와 억압이 있을 때도 능력 있는 예술가들은 자신의 기준으로 작품을 만들어 낸다.”는 찬사로 경의를 표했다.
해방부터 분단, 전쟁, 그리고 독재와 민주화 투쟁까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현재의 위치를 되짚어보게 한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늘 새로운 관점으로 읽힌다는 점에서 《오! 한강》은 만화를 뛰어넘어 살아 있는 명작으로 전 세대가 함께 읽고 현대사를 곱씹어보기에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과연 50년 후에는 또 어떻게 읽힐까?
1987년부터 2년에 걸쳐 전문 만화 잡지 《만화광장》에 연재되고 1988년 단행본으로 출간되었으며, 이후 1995년 재출간되었으나 절판되었다가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2019년 부활했다. 그리고 2025년, 광복 80주년을 맞아 리커버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반공 만화’를 그려달라는 안기부의 요구에 굴하지 않은,
‘작가 정신’으로 그려낸 격동의 현대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만화가 허영만과 작가 김세영이 손을 잡고 그려낸 《오! 한강》은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가 절정에 달하던 당시, 평등과 혁명, 독재 타도, 반외세 자주화 등 이념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이야기로 ‘이데올로기 만화’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민주화 시위가 끊이지 않던 1985년 어느 날, 허영만은 전두환 정권 당시 안전기획부(안기부)로부터 ‘반공 만화’를 그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수차례 거절했던 그는 “연재가 끝날 때까지 어떤 간섭도 하지 말라”는 조건을 건 뒤에야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우여곡절 끝에 연재를 시작한 이 작품은 안기부의 의도와는 ‘다른 의미로’ 성공적이었다. 군사독재 정권 아래에서 금기시됐던 북한의 인공기를 등장시킨 것은 물론 시위와 고문 장면 등 민주화 과정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대학가에서 필독서로 꼽힐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독재 타도와 민주 쟁취 갈망이 최고조에 달했던 당대 대학생들이 《오! 한강》을 읽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만화 속 명대사 하나씩은 외우고 다녀야 대학생이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했을 정도였다.
“도화지에 하나의 선을 그린다는 것은 혁명과도 같다!”
“처음에 그 산의 이름은 독립이었네. 한참 오르다 보니까 통일이란 이름으로 바뀌어 있더군.”
“절망하기 좋은 나이군. 남의 일이라 쉽게 말한다고 듣지는 말게!
절망 없는 희망이 어디 있겠나.”
“정치 이야기가 아니야. 그냥 빗대어 이야기한 것뿐이야.
이런 시대에는 그 사람의 정치관이 곧 인격일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