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던 사람들은 모두 나를 떠나갔어.
앞으로는 그 누구도 곁에 오지 못하게 할 거야!”
어린 소년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지는
겨울밤의 기적이 일어난다!
저 먼 북쪽 외딴 섬에 꼬마 니콜라스가 살고 있었다.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어난 사고로 니콜라스는 사랑하는 엄마, 아빠와 여동생 아다를 잃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다. 가난하지만 따뜻한 마을 사람들은 다 함께 니콜라스를 맡아 1년씩 키우기로 한다.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면, 니콜라스는 다음 집으로 향한다.
가족이 되어 준 마을 사람들에게 늘 고마운 니콜라스는 그의 모든 ‘형제자매’들에게 줄 선물로 아무도 모르게 나무 인형을 만들고, 떠나는 날 저녁이면 몰래 그들 집 앞에 놓아둔다. 그렇게 8년이 지나고 마을에는 심한 한파가 찾아온다. 고기가 잡히지 않아 먹고살기가 힘들어진 마을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고 싶지 않은 니콜라스는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사는 거칠고 무뚝뚝한 목수 이사키와 살게 된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따뜻한 이사키에게 점점 마음을 열게 되고, 아들처럼 대해주던 이사키가 세상을 떠나자 니콜라스는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한다. 어느 날 이사키가 남겨준 작은 상자 하나를 발견하는데…….
이제까지 본 가장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책
_ 독일 아마존 서평
니콜라스의 운명은 슬프고, 드라마틱하지만 그렇다고 결코 어둡지 않다! 다양한 삶의 교훈과 독특한 동화적 분위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꿈의 책이자 웃음의 책이며 눈물의 책이다.
산타클로스에 관한 진짜 이야기
아이들은 몇 살까지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을까? 어느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놓고 가는 선물이 엄마, 아빠가 놓아둔 것임을 알게 되는 나이가 5-8세쯤이 가장 많다고 한다. 수없이 많은 영화와 문학이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으라고 하지만 온 세상을 자유롭게 자기 것으로 그리며 살던 그 시절의 ‘그분’을 지금의 현실 속에서 믿는다는 건 쉽지 않다.
그런데 이 책 ≪겨울밤의 기적≫의 주인공 니콜라스를 만나면 모든 게 달라진다. 독자는 여기서 ‘진짜’ 산타를 만난다. 니콜라스는 우리가 어린 시절 믿었던, 하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세계로 안내하는 길잡이이다. 안타깝고 가슴 아픈 소년 니콜라스의 성장기를 비롯하여 평범하게 살아가는 니콜라스의 일생과 그가 선택한 노후의 또 다른 인생이 현재를 사는 우리의 일생을 돌아보게 한다. 니콜라스의 크리스마스를 보노라면 절로 착한 마음이 들고 나아가 삶의 기쁨이 충만해진다. 겨울이 유난히 춥고 긴 곳, 눈이 허리만큼 쌓이고 찬바람이 살을 에는 가난한 어촌 마을, 그곳에서 니콜라스의 기적이 만들어졌다.
기적은 일어난다. 필요한 건 믿음뿐···
꼬마 니콜라스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부모님과 여동생 아다를 잃고 외톨이가 되었다. 아픈 여동생 아다를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뭍으로 나갔던 부모님은 불행히도 바다에서 목숨을 잃었다. 아다는 시신조차 찾지 못했고 결국 난롯불이 꺼지지 않도록 집을 지키고 있던 니콜라스만 혼자 남게 된 것이다. 일곱 살짜리 소년 니콜라스, 이제 이웃 마을의 주민들이 소년을 돌보기?시작한다. 하지만 모두가 가난한 어부 마을은 음식도 살림살이도 넉넉하지가 않다. 그리하여 해마다 크리스마스이브가 되면 니콜라스는 그를 돌봐줄 새로운 집으로 거처를 옮겨 간다. 그리고 그때마다 가지고 놀 게 없는 아이들을 위하여 직접 나무를 조각해 인형을 만들고 그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니콜라스에게 어느새 지나칠 수 없는 전통이 되어버린다. 몇 년 뒤 니콜라스는 아이들을 싫어하기로 유명한 목수 이사키의 집에 얹혀 살게 된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겉에서 보는 것과 달리 따뜻한 이사키에게 니콜라스는 점점 마음을 열고, 둘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함께 나누며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몇 년 후?자신을 아들처럼 대해주던 이사키 역시 세상을 떠나고 니콜라스는 다시 혼자 남겨진다. 그는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다 마음을 잡고 집을 정리 하던 중, 작은 상자 하나를 발견하는데......
삶의 상처를 서로 어루만져 주며 극복해 가는 과정이 잘 담겨 있어 감동적이면서도 따뜻한,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이야기이다. 읽는 내내 뭉클한 장면이 많다. 니콜라스의 운명과 그가 상황을 헤쳐 나가는 모습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천천히 지상으로 내려오는 눈송이처럼, 이야기는 그렇게 읽는 사람을 무장해제 시킨다.
이 책의 저자 마르코 레이노는 헬싱키 태생의 작가답게 오로라를 비롯해 눈과 얼음이 많은 북쪽 지방의 생활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묘사는 자연스럽게 크리스마스 이야기의 완벽한 배경이 되어주고 있다. 인물 묘사 역시 몹시 생생하여 어느 틈에 주인공의 마음깊이 들어와 있게 되곤 한다. 크리스마스의 마법을 살아나게 하고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책이다. 힘든 시간에 곁을 지켜주고, 항상 믿어주는 사람들, 그들은 역시 가족과 친구들이라는 그 사실을.
책 속으로 추가
<225쪽>
“정말 이 색깔을 원하는 거 맞아?” 아주머니가 두꺼운 안경 너머로 니콜라스를 바라보며 묻고는 보청기를 귀에다 갖다 댔다. “외투를 정말 빨간색으로 만들라고?”
“네! 빨간색, 빨간색이요! 추위에 얼어버린 코 같은 빨간색이요!” 니콜라스가 코끝을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힐라 씨의 모피 모자 기억하시죠?”
“뭐? 보자기?” 메리 아주머니가 물었다.
“모자요, 힐라 씨의 모자요!” 니콜라스가 흥분하며 말했다. “그 모자 어떻게 생겼는지 아시죠?”
“응, 모자 말이구나. 그래, 알지.”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모자를 어쩌라고?”
“제 외투가 그 모자랑 똑같은 색이어야 한다고요! 아니, 더 밝은 빨간색이면 좋겠어요.” 니콜라스가 보청기에 대고 소리쳤다. “잠깐만요.” 그는 외투만 있으면 될까 하고 잠시 곰곰이 생각했다. 다루기 힘든 사슴들을 빨간 외투 하나로 당해낼 수 있을까. “혹시 모르니까 술이 달린 빨간 모자도 만들어 주세요! 그리고 빨간 바지도요! 빨리 서둘러 주셔야 해요!”
“아니야, 그럴 순 없어. 난 서두르지 않는단다.” 아주머니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대체 왜 그러는 게냐?”
“지금까지는 안 그러셨어도, 이번에는 서두르셔야 해요!” 니콜라스가 큰 소리로 말하면서 주머니에서 금화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이거면 충분할까요?”
“그 정도면 허리띠도 하나 해 줄 수 있어.” 메리 아주머니가 대답했다. “아주 큰 버클이 달린 허리띠!”
“좋아요! 그리고 한 가지 더요.” 니콜라스가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피더니 아주머니에게 다가가 말했다. “이 옷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 말씀하시면 안 돼요.”
“뭐라고?” 메리 아주머니가 되물었다.
니콜라스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니깐…… 아, 아니에요. 됐어요.”
<322쪽>
크리스마스 바로 전날 저녁, 가게 문을 닫은 아다는 석유램프를 끈 뒤 집으로 통하는 문을 열었다. 문을 여는 순간 거실 바닥에 앉아 있는 미코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미코가 선물을 포장하고 있었다!
“당신 뭐 하는 거야?” 아다가 물었다.
미코는 아다를 보더니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쉿!” 하고 말했다. 그러고는 머리로 침실 문을 가리켰다.
“조용히 해.” 미코가 속삭였다. “꼬마가 방금 잠들었어. 이건 비밀이란 말이야.”
“이건 바보 같은 짓이야.” 아다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럼 우리 아들 니콜라스의 크리스마스를 망치지 않을 더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 미코가 따지듯 물었다.
“내 말은 그런 게 아니라…….” 아다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니까 당신이 우리 니콜라스에게 선물을 준다 해도 다른 아이들은 실망할 거 아니야.”
“꼭 그렇지만은 않아.” 미코가 반박했다.
“무슨 말이야?”
미코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 남자들이 생각을 좀 해 봤지. 다른 아빠들도 모두 몰래 선물을 준비하고 있단 말이야.”
“그건 다른 얘기야! 이건 거짓말이라고!” 아다가 흥분해서 소리쳤다.
“그렇게 화만 내지 말고!” 미코가 말을 꺼내고는 거의 다 완성된 선물 꾸러미를 보여주며 말했다. “난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겠어. 니콜라스 아저씨도 전통이 계속되기를 바라실거야. 당신도 나한테 그렇게 말했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