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는 우리 몸을 바깥세상과 구별지어 주는 경계이자 우리 몸의 내부를 외부자극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주요장기 중 하나이다. 이런 생물학적 기능뿐 아니라 희고 고운 피부를 가지고 싶어하거나 매끈한 피부를 통해 아름다움과 매력을 가꾸는 기능 또한 매우 중요하다. 예로부터 절세미인들을 수식하는 단어에 백옥같은 피부, 사과같은 피부 등 티 없고 맑은 고운 피부는 미인을 미인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사회적·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피부에 대한 심미적 기능의 역활은 점점 더해가는 느낌이다.
피부과 레지던트수련의 생활을 시작하면서 시작된 피부과의사의 생활이 벌써 23년째에 접어든다. 진료실에서 수많은 환자를 만나 문제해결을 위해 같이 고민을 하면서 때로는 결과에 만족하고 때로는 더 이상이 없는 치료법에 좌절을 하기도 했다. 많은 환자가 피부질환을 뿌리뽑아 달라고 부탁을 하시는데 의사로서 뿌리란 개념은 원인치료를 받고 싶다는 말씀으로 이해를 하곤했다. 건선이나 백반증, 심한 아토피성 피부염을 가진 환자에게 처음 이 병을 진단하여 선고하는 일은 쉽게 해결되지 않은 치료현실에 의사로서의 미안함이 앞서 이분들에게 이 질환의 기전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자 애쓰게 된다.
피부는 그리 만만하지 않은 비밀을 많이 가지고 있어 이의 생리학적, 면역학적, 해부학적 지식을 가지려면 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각질층의 일차 외부 보호막인 표피장벽에 대한 이해와 피부면역학적인 지식은 아토피성 피부염과 건선뿐 아니라 여러 피부염을 설명해주는 근간이 되고 치료방법의 근거를 설명해줄 수 있다. 이렇듯 조금은 어렵고 깊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된 자료의 필요성을 진료하면서 자주 느껴왔다. 또한 자외선차단제, 피부암의 예방과 조기진단, 최신 유행하고 있는 치료시술의 종류와 근거, 화장품의 기본성분, 피부타입별 유형 등 누구라도 피부에 관해 궁금해 할 수 있는 정보들을 정리해 놓은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점점 더 높아져 가는 피부에 대한 관심에 대해 이 책을 통해 독자분들이 피부에 대한 조금은 깊은 진실을 이해할 수 있고 일상생활에서도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식을 제공하는 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쓸 수 있게 격려를 해준 남편 김재승 교수와 많은 임상사진을 제공해주신 분당차병원의 이희정 교수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