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제질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
이 책은 금융위기와 세계시스템의 위기를 겪으며 앞으로 우리가 겪을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를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패권주의, 러시아의 독재 가능성, 동아시아의 안보 리스크, 유럽과 미국의 경제 불안 등 과연 세계는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하고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지를 예측해 본다.
1930년대의 대공황은 반복되는가?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시스템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여파는 그리스 파산 등 유럽의 경제위기로 번지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 또 대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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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위기 이후, 국제질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
이 책은 금융위기와 세계시스템의 위기를 겪으며 앞으로 우리가 겪을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를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패권주의, 러시아의 독재 가능성, 동아시아의 안보 리스크, 유럽과 미국의 경제 불안 등 과연 세계는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하고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지를 예측해 본다.
1930년대의 대공황은 반복되는가?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시스템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 여파는 그리스 파산 등 유럽의 경제위기로 번지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 또 대규모 위기가 찾아올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런 대규모 금융위기는 금융위기로만 그치고 말 것인가? 저자인 다나카 아키히코 교수는 1930년대 대공황이 그 후 어떻게 전 세계를 파탄으로 몰고 갔는지를 상기시키며 현재의 세계시스템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한다.
냉전 종식 이후, 단극의 세계는 과연 평화의 시대였는가?
소련 붕괴 후 패권국 미국의 행보는 과연 믿을 만했는가? 그리고 사회주의에 승리한 시장경제의 자유방임주의의 전 지구적 보급은 과연 탄탄대로를 달려왔는가? 저자는 냉전 이후 현재의 세계가 키워온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향후 세계가 대파국을 맞지 않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려 할 때 필요한 조건들을 제시한다. 그중 하나가 다극시대로의 연착륙인데, 이 지점에서 한국의 독자들은 우리가 과연 그러한 조건 아래에서 어떻게 하나의 국가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심각한 자기 반성에 봉착하게 된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남긴 유산은 무엇인가?
1930년대의 세계 대공황이 그 몇 년 후 세계대전이라는 대파국을 불러왔던 것처럼, 21세기 금융위기는 또 다른 대파국으로 가는 전제가 될 것인가?
이 책은 일본의 지성을 대표하는 아키히코 교수가 일본 독자를 대상으로 쓴 책이지만, 자칫 한반도에 갇혀 국제정세의 변화와 흐름을 놓칠 수 있는 우리 한국인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센카쿠열도 사건으로 본, 대륙 중국과 해양 일본-미국 사이에 끼인 한반도의 운명은?
이 책은 금융위기와 그 후의 세계를 전망하는 국제정치학자의 혜안을 담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이 책의 본문은 한국 독자에게 2010년 9월에 있었던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열도 사건과 그 처리를 보다 국제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는 데 큰 실마리를 제공한다. 저자는 중국이 경제 대국이 될수록 패권주의를 지향할 것이고 1930년대의 일본 육군처럼 중국 인민해방군의 독자적인 행동은 이미 도를 넘어서 위험 수준까지 다다랐다고 지적하면서, 그 한 예로 센카쿠열도에서 지난 10년간 벌어진 의문의 사건들을 열거한다. 현재의 중국으로선 당장 실효성 있는 강경한 조치들을 벌이기 어렵지만, 만약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를 망가뜨리고 중국 중산층이 몰락하는 상황이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고 진단하다. 따라서 중국을 평화지향적인 번영 국가로 연착륙시키는 것을 일본 대외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인 다나카 아키히코 교수가 일본의 국제외교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는 인물로 알려졌기에, 이러한 일본 정책 기조가 센카쿠열도 사건에서 일본이 굴욕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까지 발 빠르게 양보한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한국 독자에게 국제 정세의 변화를 읽어가는 하나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즉, 이제 세계가 단극시대에서 다극시대로 가는 과정에서 주요국 간의 협의 테이블에 한국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면 한반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점이다. 센카쿠열도 문제로 독도 문제가 묻힐 수 있으며 대만 문제로 한반도 문제가 거래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이 책의 행간에서 충분히 유추해 읽어낼 수 있기에,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중국의 성장과 미·일 안보 동맹의 강화는 한반도에 어떠한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가장 크게 남는 잔상이 있다면, 바로 이 점이다. 그렇기에 일본을 대표하는 지성이자 도쿄대 부총장인 다나카 아키히코 교수의 냉정한 현실 인식에서 우리가 가야 할 내일의 길을 묻는 작업은, 정치인과 지성인은 물론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결코 내일로 미뤄 둘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