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의 거장 김열규 교수가 풀어낸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깃든 다양한 상징!
말을 하는 인간? 상징을 쓰는 인간?
사람을 동물과 구별하는 가장 큰 기준의 하나는 ‘말을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의 사람다움을 짚어서 말할 때, 흔히 ‘말을 하는 인간’이라는 표현을 쓴다. 한데 ‘말을 하는 인간’에 견줄 만한 표현이 있다. 바로 ‘상징을 쓰는 인간’이라는 표현이다. 상징은 인간에게 ‘제2의 언어’와도 같다. 비록 일상의 언어와는 다르지만 일상의 언어에 버금하게 요긴하고 유효하게 작용하고 쓰이는 것이 상징이다. 따라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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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의 거장 김열규 교수가 풀어낸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깃든 다양한 상징!
말을 하는 인간? 상징을 쓰는 인간?
사람을 동물과 구별하는 가장 큰 기준의 하나는 ‘말을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사람의 사람다움을 짚어서 말할 때, 흔히 ‘말을 하는 인간’이라는 표현을 쓴다. 한데 ‘말을 하는 인간’에 견줄 만한 표현이 있다. 바로 ‘상징을 쓰는 인간’이라는 표현이다. 상징은 인간에게 ‘제2의 언어’와도 같다. 비록 일상의 언어와는 다르지만 일상의 언어에 버금하게 요긴하고 유효하게 작용하고 쓰이는 것이 상징이다. 따라서 상징을 인간 문화의 또 다른 언어라고 해도 크게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인생의 가시밭길’, ‘신혼살림의 깨소금 맛’, ‘아리랑 고개는 눈물의 고개’, ‘바가지 긁기’, ‘삼일 의거의 불길’ 등은 한국인이면 누구나 흔하게 쓰고 듣고 하는 말들이다. 입에 익고 귀에도 익은 표현들이다.
이들 말에서 ‘가시밭길’, ‘깨소금’, ‘고개’, ‘바가지 긁기’, ‘불길’ 등등은 모두 상징적 의미로 쓰였다. 이들은 차례대로 ‘고난과 고통’, ‘재미와 흥겨움’, ‘어려움과 힘겨움’, ‘잔소리하기’, ‘열정이나 정열’ 등을 나타낸다. 한국말에 깃든 이런 풍부한 상징은 한국인의 세계관과 인생관은 물론 나아가 한국 문화의 다양한 면을 보여주는 훌륭한 백과사전의 구실을 한다.
이 책은 세상과 인간살이, 사물과 인물, 그리고 자연과 우주에 걸어서 한국인이 가꾸어온 정서와 감정, 지식과 사상 등을 상징을 통해 살펴본 책이다. 저자인 김열규 교수는 우리 주변에 흔하게 넘치는 상징의 다양한 모습들을 들어 ‘한국인은 어떻게 상징으로 사는가’라는 주제를 쉽고 편안하게 풀어냈다.
상징 다루기가 곧 살기다
첫째 대목인 ‘상징, 그게 뭔데’에서는 상징의 정의를 살펴보고, 온 세상과 문학작품에 어린 상징, 속담에 수두룩한 상징, 신화가 말하는 상징 등을 예로 들어 우리들이 살아가는 대목마다 마주치는 상징에 대해 설명한다.
둘째 대목인 ‘상징의 갖가지 모습들, 모양새들’에서는 하늘이나 산, 구름 같은 자연에서부터 토끼, 여우 등의 짐승, 그리고 도깨비나 집 등에 깃든 상징에 이르기까지 상징의 다양한 모습들을 살피면서 상징이 일상의 언어에서 어떻게 제구실을 다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오랜 세월 동안 한국인의 삶의 궤적과 원형을 탐구해온 한국학의 거장답게 저자는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깃든 다양한 상징에 대해 구수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저자는 우리들 인간이 ‘필경 상징으로 생각을 가꾸고 행동을 꾸려가고 인간끼리의 고리며 관계를 맺어간다’고 말한다. 일상생활이 상징에 의지하듯이, 관념이며 사상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다.
우리들 누구나 살고 생각하고 하는 것이 다름 아닌 상징의 활용이다. 결국 상징 다루기가 곧 살기인 셈이다. 우리 주변에 넘치는 상징의 풍부한 의미를 깨닫게 해줌으로써 우리의 사고며 행동까지도 풍요로워지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