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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엄마의부엌에서배운것들

내가엄마의부엌에서배운것들

  • 맷 매컬레스터
  • |
  • 문학동네
  • |
  • 2013-12-20 출간
  • |
  • 312페이지
  • |
  • ISBN 9788954623551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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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내가 엄마의 부엌에서 배운 것들 009
작가의 말 299
옮긴이의 말 303

도서소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명한 종군기자인 맷 매컬레스터에겐 아직 한 번도 밝히지 않은 내밀한 가족사가 있다. 그는 한때 다정하고 재치 넘치던 엄마가 정확한 진단도, 그 누구의 이해도 받지 못한 채 정신병으로 시들어가는 모습을 무기력하게 지켜보아야만 하는 끔찍한 시간을 맞는다. 아들은 그 엄마를 감당할 수 없어 레바논에서 이라크까지, 무차별적인 테러와 거대한 세계의 비극이 있는 곳에 숨어 내면의 고통을 잠시 묻어둔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엄마의 돌연한 죽음, 그리고 지독한 상실감과 뼈아픈 후회였다. 그는 엄마와 보냈던 유년의 즐거운 추억 속에는 늘 ‘엄마의 요리’가 있었음을 기억해내고, 부엌으로 걸어들어가 엄마의 요리를 직접 재현하기 시작한다. 엄마의 부활을 꿈꾸며 아들이 요리해나가는 맛있는 추억, 그리고 몸과 마음이 하릴없이 무너져가던 엄마가 낡은 요리노트에 감춰둔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종군기자, 부엌으로 걸어들어가다

“내가 겪은 가장 참혹한 전쟁은
엄마의 죽음 이후에도 나는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가족들을 위해 매일 부엌에 서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과
그 음식을 먹고 자란 우리의 유년 시절에 바치는 감동적인 헌사!

내 생의 절반, 나는 엄마를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했다.
나머지 절반, 나는 엄마가 죽어주기를 바랐다.

당신은 어머니를 미워한 적이 있는가? 혹은 어머니의 삶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가?
여기 도저히 이해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었던 한 어머니가 있다. 아들은 어머니를 감당할 수가 없어 세계 각지의 분쟁지역을 떠도는 종군기자로 살아간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명한 종군기자로서 아들은 승승장구하지만, 그가 레바논에서 이라크까지, 무차별적인 테러와 거대한 세계의 비극이 있는 위험한 곳만을 찾아다니는 것은 실은 어머니 때문이다. 그는 어머니를 잊고 싶다. 몸과 영혼이 완전히 무너져 가족들의 삶마저 잡아먹으려 하는 추하고 늙은 어머니에게서 최대한 멀리 도망치고 싶다. 사람이 죽고 포탄이 난무하는 전쟁터의 한복판에 서 있으면, 그의 가슴속에 짙게 드리우고 있던 어머니의 그림자도 조금 옅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어머니의 돌연한 죽음, 그리고 지독한 상실감과 뼈아픈 후회였다. 남은 것은 아직 엄마 냄새가 가시지 않은 집과 유품들뿐. 아들은 유난히 요리를 잘했던 어머니의 텅 빈 부엌에서 망연자실하게 중얼거린다.
“엄마, 어디 있어요? 제발 돌아와주세요……”

죽어주길 바랐던 엄마가 정말로 죽었다
어떻게 우리가 엄마의 죽음을 견딜 수 있을까?

어린 시절, 한없이 자애롭고 아름답던 그의 어머니는 늘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주었다. 엄마는 자석처럼 가족들을 부엌으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다. 유년 시절의 즐거운 기억을 떠올릴 때면 늘 엄마의 요리가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다정하고 친절하던 엄마가 점차 변해갔다.

“엄마는 왜 그렇게 위스키를 많이 마셔요?”
“그냥 가끔 슬퍼져서 그래.” 엄마가 말했다. “술은 슬픔을 멀리 달아나게 해주거든.” (174쪽)

어머니는 아들이 그토록 행복해했던 애틋한 추억들도 다 떠올리지 못했고, 더이상 가족을 위해 요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쇠약해졌다. 남편의 외도와 이혼을 거치면서 어머니는 술 없이는 하루도 버틸 수 없는 알코올중독자가 되어갔다. 병원에서는 정확한 병명을 진단하지 못했고 술에 절어 비정상적인 언사를 내보일 때마다 사람들은 어머니의 주변에서 하나둘 떠나갔다. 아들은 어머니와 싸우는 일이 잦았다. 사랑했으나 알코올중독에다 점점 이상한 행동을 하는 엄마와 전쟁 같은 일상을 보내던 아들은 가출과 일탈을 일삼더니 결국은 엄마를 혼자 두고 아버지와 살겠다고 떠났다.

“전 차라리 엄마가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는 좋아지지 않을 거예요. 고통스러워하기만 해요. 엄마에겐 산다는 게 의미가 없어요.” (14쪽)

아들은 그런 엄마로부터 도망치듯 전쟁터로 숨어들었다. 하지만 전쟁터에서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엄마의 죽음이었다. 죽음에 조금은 무뎌진 종군기자에게도 무엇과도 대체할 수 없는 엄마라는 존재의 죽음은 믿기지 않고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아들은 지독한 상실감과 뼈아픈 후회에 휩싸였다.

엄마를 지독히 미워했던 아들, 엄마의 부활을 꿈꾸며 추억을 요리하다

“이 세상 어떤 부엌이든,
나는 부엌에만 있으면
새삼 내게도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곤 했다.”

엄마의 장례식 후, 아들은 더할 수 없는 상실감에 하루하루 괴로워한다. 어떻게 하면 엄마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시 엄마를 만날 수 있을까. 아들은 유품을 정리하다 엄마의 낡은 요리노트를 하나 발견한다. 그 노트에는 엄마가 가족을 위해 준비했던 요리들의 레시피가 육필로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바로 그 순간, 아들은 엄마와 다시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바로 그 순간, 나는 엄마를 되찾아올 한 가지 방도를 찾았다. 당장 내 집 부엌으로 달려가서 엄마의 요리들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 엄마의 돼지갈비, 초콜릿 크리스피, 딸기아이스크림…… 어쩌면 그 음식들이 내 기억에서 거의 사라져버린, 내가 잊고만 싶어했던 과거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어줄지 모른다. (66쪽)

아들은 엄마의 부엌에서 엄마의 요리노트에 적힌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잘 만들지는 못한다. 누군가를 위해 하나의 완성된 요리를 만든다는 것, 요리노트가 요구하는 재료와 레시피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감에 요리하는 과정을 즐기지 못한 것이다. 그 무렵 아들은 아기를 간절히 원했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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