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복지센터를 오가는 일상을 보내던 최중증 발달장애인 윤슬 씨. 그러던 어느 날 면접을 보고 취직하게 된다. 난생 처음 직업 교육과 직무훈련을 받고, 그림을 ‘보는 일’을 비롯해 낯선 일들을 하나씩 배우고 익혀 나간다. 때로는 불안해서 화장실로 뛰어가기도 하고, “청정원, 돈까스!”라며 자기만의 언어를 내뱉기도 하는데…. 윤슬 씨의 직장생활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까?
《월요일의 윤슬》은 근로자로 성장하는 한 발달장애인의 이야기이다. 어디를 가나 이름 앞에 ‘최중증 발달장애인’, ‘자폐성장애인’이 붙던 윤슬 씨는 이제 ‘근로자 김윤슬’이 되었다.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책임감, 따뜻한 동료애를 느끼며 윤슬 씨는 점점 성장해 나간다. 그리고 그 옆에는 윤슬 씨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지원자가 함께 있다. 지원자는 윤슬 씨가 스스로 표현하고, 자신의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이해하고 바라본다. 이 책은 지원자와 함께 성장해 가는 발달장애인, ‘일하는 존재’로서의 발달장애인을 비춘다.
이야기를 쓴 서재경 작가는 장애인인권단체, 발달장애인지원센터 등에서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발달장애인 복지 정책이라는 주제를 보다 많은 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서재경 작가는 발달장애인이 한 명의 인간으로 존중받기 위해 우리 사회가 갖추어야 할 시선과 태도, 환경을 이야기한다. 또한, 오랜 시간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정보’를 만들어 온 소소한소통이 그림으로 함께하여 이 책의 메시지가 더욱 마음에 와닿는다.
책과 함께 제공되는 부록 〈지원자를 위한 안내서〉는 발달장애인의 곁에 있는 지원자, 실무자, 보호자 등을 위한 안내서이다. 실무적인 이야기는 물론, 지원자로서 갖추어야 할 태도와 마음가짐까지 짚어준다.
발달장애인의 특별한 추천사
발달장애인은 대부분 취업의 벽이 높아서 직장을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주인공 윤슬 씨는 저처럼 취업을 했습니다. 윤슬 씨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과 낯선 일 때문에 힘들어서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윤슬 씨가 물감을 짜거나 바느질하는 걸 천천히 배운 것처럼, 저도 처음 일할 때는 매니저님들이 어떻게 하는지 많이 알려 주셨습니다.
이 책은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편견을 깨뜨리는 그림책입니다. 사회적 편견을 깨뜨려야 발달장애인들이 꿈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이 발달장애인을 존중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발달장애인들도 이 책을 읽고 ‘나도 저렇게 할 수 있구나’라는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김선교
저는 일을 처음 시작할 때 동료들과 함께 서로 배워 가면서 일을 했습니다. 처음이라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고 조금 어려웠습니다. 만약 이 책에 나오는 직무훈련 담당자 같은 사람이 있었다면 일을 조금 더 쉽게 배우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발달장애인으로서 목소리를 내며 열심히 일했던 그 시간들이 좋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발달장애인들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다는 걸 안다면 좋겠습니다. 발달장애인을 조금 더 이해하고 더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면 좋겠습니다. - 송지연
저는 그림을 그리며 미술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완성하면 큰 행복과 성취감을 느낍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발달장애인들이 이 책을 보며 예술 직무에 관심을 가지고 자부심을 느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저도 복지관을 다닐 때나 길에서 윤슬 씨처럼 소리를 지르거나 뛰어다니는 친구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지하철에서는 발달장애인의 말투나 손동작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저와 엄마는 이해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바라보는 게 속상하고 한숨이 나왔습니다. 이 책을 읽고 사람들이 발달장애인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책에 나오는 윤슬 씨와 우진 씨는 힘들 때 옆에서 도와주고 위로해 주는 직무훈련 담당자와 동료가 있어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그 내용을 읽으며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도 곁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직장생활을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발달장애인과 부모님, 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고 발달장애인이 직업을 가지고 월급도 받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응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 송상원
“사람들은 윤슬 씨에게 “힘들어요?”라고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그건 자폐성장애인의 당연한 행동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윤슬 씨의 행동을 문제라고, 고쳐야 할 행동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27만 명의 발달장애인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일을 하는 발달장애인은 약 7만 명, 대부분 단순 업무에 치중해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집이나 복지기관 같은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일’을 하며 돈을 번다는 건 발달장애인이 조금이나마 다른 세상, 더 넓은 세상을 만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약 20만 명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요? 대부분 복지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가정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발달장애인은 자기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로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이해하기도 전에 우선 교정하고 억제하려 합니다. 그렇게 굳어진 시선을 받아온 발달장애인들은 더더욱 그 시선 안에 갇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지 못합니다. 마음을 다해 발달장애인의 성장을 지원하려는 사회복지사, 특수교사, 가족, 보호자들이 있지만 그들의 노력만큼 따라와 주지 않는 현실의 벽, 사회의 시선에 부딪혀 지치기도 합니다.
발달장애인은 손짓, 몸짓, 눈빛, 목소리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표현하지만, 우리 사회가 너무 빨리 흘러가는 탓에 발달장애인의 표현은 그대로 묻히기도 합니다. 기다림 없는 환경 속에서 발달장애인의 생활 반경은 점점 더 한정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갈 곳도, 할 것도, 다양한 사람도 정말 많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월요일의 윤슬》은 발달장애인을 향한 시선을 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직장생활이라는 흔치 않은 주제를 풀어내는 이 책은 단순히 ‘발달장애인도 일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현하는 데 필요한 환경, 관계, 태도를 보여 줍니다. 그 중심에는 윤슬 씨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지원자가 있습니다.
함께 수록된 부록 〈지원자를 위한 안내서〉는 발달장애인을 가까이에서 지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료입니다. 지원자가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고민을 바탕으로, 필요한 태도와 마음가짐을 차분히 짚어 줍니다. 이는 발달장애인을 직접 지원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독자의 시선을 돌아보게 합니다. 동시에 이 사회가 더 많은 윤슬 씨를 만나기 위해 어떤 환경을 갖추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누군가는 몰랐던 이야기,
누군가는 알고도 잊고 지냈던 이야기.
《월요일의 윤슬》은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지원자,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시선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