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아들이고, 아빠이기에 이 책은 당신의 가족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이탈리아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마르코 발자노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한 순간들을 되짚은 회상록이자,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아빠와 아들’의 보편적인 서사입니다. 한 아이가 아버지와의 추억 속에서 자라나는 과정, 말보다 행동으로 전해지는 사랑, 그리고 그 안에 스며 있는 경쟁과 보호의 이중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이탈리아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은 많은 말을 주고받지 않습니다. 대신 묵직한 몸짓과 태도로 사랑을 확인합니다. 그 사랑은 때로는 겨루기처럼, 동시에 서로를 지키는 은밀한 약속처럼 존재합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경쟁자처럼
책 속 아들은 달리기 시합에서 아빠를 이기고 싶어 하지만 결국 이기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아들은 오히려 아빠가 이겨서 다행이라고 느낍니다. 여전히 아빠가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과 고마움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아빠가 되어도, 여전히 자식인 건 변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아이가 태어나 처음 아빠를 만나는 순간부터, 처음으로 넘어지고, 처음 아빠의 두려움을 감지하고, 시간이 흘러 흰머리가 스며든 아버지를 보며 마음 한켠이 저릿해지는 장면들로 이어집니다. 나중에는 할아버지와 아빠, 그리고 아들 세대가 나란히 서서 서로의 삶을 동행하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세대를 거치며 경쟁하고, 다시 보호자가 되어 주고, 역할이 겹치고 바뀌는 순환을 따뜻하게 보여 줍니다. 우리는 흔히 ‘아빠는 보호자’라고 생각하지만, 성장한 아들이 세월을 입은 아버지를 조심스레 감싸는 모습 역시 이 책이 전하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이 모든 장면은 특정 가족만의 특별한 사연이 아니라, 어디에나 있는 아버지와 아들의 얼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자연스레 자신의 아버지, 혹은 자신의 아들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함께 보낸 시간, 서로를 바라보며 스쳐 지나간 말과 침묵,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보호와 애정의 결. 이 책은 그 모든 조각을 한 자리에 모아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울림을 선사합니다. 읽다 보면 문득 가족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을 떠올리고, 다시 한 번 따뜻한 시선으로 아버지를, 아들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이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당신의 마음에 오래 머무를 아름다운 부자의 서사가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