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파고든 이론서
이 책은 영화 이론, 애니메이션 이론, 철학을 기반으로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를 분석한 책으로, 픽사의 초기 주요 작품들을 통해 기술적·환경적·사회 문화적 변화 속에서 애니메이션 영화가 미적 경험을 어떻게 다루는지 섬세하게 분석한다. 픽사의 네 작품을 중심으로 독창적인 시각의 논의를 전개하는데, 2장에서는 〈토이 스토리〉를 통해 디지털 상품의 ‘기묘한 완전성’을 다루고, 3장은 〈몬스터 주식회사〉를 살펴보며 기술적 숭고에서 포스트모던 숭고로의 이행을 분석한다. 4장은 〈인크레더블〉을 통해 환상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의 예외적 변증법을 논하고, 5장에서는 〈라따뚜이〉를 살펴보며 파괴적인 감각과 새로움의 정치학을 탐구한다.
이 책은 픽사 작품에 담긴 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철학적·미학적 의미를 탐구하며 애니메이션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에릭 헤르후스(Eric Herhuth)는 영화 이론, 애니메이션 이론, 그리고 철학을 융합하여 픽사 초기 주요 작품들의 미학적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다. 저자는 픽사의 영화들이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오락을 넘어, 현대 사회의 중요한 철학적 질문들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기술은 우리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미학이 정치적 사고에 얼마나 중요한가?”와 같은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픽사 애니메이션의 스토리텔링 뒤에 숨겨진 깊이 있는 미학적·철학적 사유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책은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 픽사 팬, 그리고 미학, 철학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새로운 관점과 깊은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주요 내용
1장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어떻게 미적 경험을 다루어왔는지에 대한 전통을 탐구하고, 애니메이션 영화 분석에 사용되는 이론적 틀을 제시한다. 1장에서 발전시킨 비판적 관점을 구체화하기 위해 2장에서는 영화 〈토이 스토리〉를 통해 디지털 상품의 “기괴한” 삶을 탐구한다. 불안한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기괴한”이라는 용어는 살아 있는 장난감이라는 전제뿐만 아니라 장난감 캐릭터에 의해 표현되는 일련의 모순을 지칭한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과도기적 대상인 장난감은 디지털 이전 시대의 페티시즘적 소비자 논리를 보다 최근의 상품 물신주의 및 브랜드 논리와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대량생산 되는 동시에 기술을 매우 개인적이고 관계적인 것으로 만들어주는 고도로 자동화된 맥락 속에서 상품화 논리가 어떻게 번성하는지를 보여준다.
영화 〈토이 스토리〉 속 “기괴함”과 비교해, 〈몬스터 주식회사〉에서는 “기괴함”과 마찬가지로 세계에 대한 주체의 인식과 지식 속 불일치를 나타내는 숭고함에 대한 개념의 변화를 통한 사고를 촉진한다. 3장에서는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공포, 대인 관계 친밀감, 기술적인 구조를 어떻게 다루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칸트 미학과 연관 지어 자아를 긍정하는 기술적 숭고함이 포스트모던적 숭고함의 개념과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후자의 개념은 영화에서 타자에 대한 공포를 합리화하고 공동체 간의 분열을 재구성하는 데 동원된다. 괴물들에게서 발견되는 다양한 형태를 갖는 신체, 만화 같은 어린이 캐릭터, 복잡한 산업 구조의 묘사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통한 숭고한 미학의 향상을 보여준다. 디테일한 디지털 시퀀스와 공간은 행위자와 환경 간의 긴장을 증폭시키지만,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미학적, 대인 관계 경험의 통제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특성이 어떻게 구조화된 환경의 안정성을 약화시키고 후기 글로벌 자본주의의 유동적 인프라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표현하기도 한다.
주로 가족에 관한 영화인 〈인크레더블〉은 1960년대 슈퍼히어로 캐릭터의 묘사를 통해 개별적 대리인과 제도적 조건 사이의 역학 관계를 분석할 수 있는 매우 색다른 기회를 제공한다. 이 영화는 환상적인 것과 일상적인 것을 주제로 하여 예외적인 경험과 일상적인 경험의 변증법을 통해 경쟁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사회의 유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다. 4장에서 다루는 이 질문은 특별한 신체와 공간에 대한 묘사와 특별함의 논리가 영화를 통해 어떻게 작동하여 규범과 법칙을 파괴하고 강화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의 양식화된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주제를 증폭시키고 전체 서사를 뒷받침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일상생활의 묘사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역량을 통해 생명정치적 지배의 과정을 환기시킴으로써 영화의 변증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러한 맥락에서 슈퍼히어로의 신화적 질서는 기술과 시장 중심의 경쟁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사회의 기만적인 계략으로부터 소비자와 시민을 구출하는 보다 명확한 사회적 계층구조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마지막 장에서는 미학적 경험과 관련된 감각을 다루며 〈라따뚜이〉가 맛과 민주주의, 감각과 중개되는 창의성 사이의 관계에 대한 우화로 어떻게 읽힐 수 있는지 살펴본다. 영화 속 세계에서 감각은 규칙과 관습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신체, 관계, 그리고 정치적 가능성을 결정하는 지각 및 인식론적 습관의 재구성을 이끌어낸다. 이 장에서는 영화가 포스트-포드주의 노동과 혁신적 노동자의 불안정한 조건에 대해 냉소적으로 읽힐 수 있는 반면, 새로운 정치적 환경설정을 향한 영화의 접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려고 시도한다. 이를 위해서는 영화가 묘사하는 파괴적인 감각과 변화의 과정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한편, 이러한 시퀀스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관객이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영화 속 세상의 규칙을 어떻게 배우는 것이 가능한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러한 스타일과 서사의 조합은 미학적 경험을 다루는 전통을 이어가지만, 영화의 정치적·경제적 접근은 경험의 미적 영역이 정치적 변화를 뒷받침할 수 있으며 시장 활동의 흡수력에 취약한 경쟁적 공간으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