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고 궁금증 많은 아이의 눈으로 본 세상
엉뚱하고 궁금증 많은 아이들이 쏟아내는 질문은 세상을 조금 더 유쾌하게 만듭니다. 홍명순 시인은 말글연구소 대표로 말하기와 글쓰기를 가르치며 아이들과도 동시로 소통해 왔습니다. 동시 선생님으로 불릴 때 행복하다고 말하며 아이들도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동시에 가득 담았습니다.
동시 75편은 1부 ‘무슨 말인지 알지?’, 2부 ‘언제쯤 용기가 생길까?’, 3부 ‘햇볕 맛 아니?’로 나뉘어 류상애 수녀의 따스한 그림과 어우러져 있습니다. “소파에 곰팡이처럼/ 피고 싶은 날이 있지”(「이해하지」), “언제쯤 용기가 생길까?/ 언제쯤 혼자 발표할 수 있을까?”(「눈물 공략」)처럼 속마음을 곰곰이 들여다보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동시, “네가 놀랐니?/ 내가 놀랐지!”(「뱀」), “탱글탱글/ 햇볕 맛 아니?”(「방울토마토」)처럼 짧고 새콤달콤 톡톡 튀는 동시, 친구나 가족들과의 다양한 관계와 길거리, 편의점에서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동시가 함께 들어있습니다.
“이제 말해 줄래?// 내 귀가/ 너에게 열려 있어.// 봐! 봐!/ 너를 보고 있잖아.”
(-p. 37, 「준비됐어」)
귀가 두 개고 입이 하나인 것은 말하기보다 듣기가 중요해서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두 귀 활짝 열고 “이제 말해 줄래?” 외치는 시인은 이번 동시집을 통해 아이와 어른이 함께 질문 사이를 채워 나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펼쳐 놓으면 달콤한 아이스크림 나눠 먹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나누는 날같이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야기도 꼬리를 무는 동시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