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인생에 대한 발칙한 상상력!
저자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개 ‘반드시 살아야 한다’, ‘죽으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지만, 인간은 결국 죽음으로 끝을 맺는다. “죽으면 안 돼, 살아야 돼”라고 말하는 사람은, 단지 자신이 그렇게 믿기 때문에 남들도 똑같이 믿길 바라는 것이다. 결국 ‘사는 것에 가치가 있다’라는 자신의 가치관을 지키고 싶은 것뿐이다. 그렇다고 반대로 ‘사람은 어차피 다 죽는다’라는 말에서 억지로 인생의 교훈을 끄집어낼 필요도 없다.
한편, 오늘날 자본주의 세계에서 사람들은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 돈을 가진 사람은 그 돈으로 사람을 부릴 수 있다. 돈이 주인이고, 인간은 그 노예가 되어 일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신을 위한 노동이 아니다. 돈에 지배당해 일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이 즐겁지 않다’고 느끼는 가장 큰 원인이다.
반면에 인생 전체를 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일이 삶의 낙’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은퇴 후 그 낙이 사라지면 삶이 무기력해지기 쉽다. 따라서 일보다는 놀이, 가능하면 인생은 다 놀이로 인식하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어차피 인간은 죽는다, 인생은 놀이일 뿐’이라는 저자의 생각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로 이어진다. 놀이 같은 인생은 더없이 가볍다. 일하기 싫으면 일을 그만두고, 게임과 ‘최애’에 빠져본다. 스스로 생각하는 대신 삶의 롤모델을 찾고, 친구를 줄인다. 만화책을 보고 잠을 자며, 돈과 자식에 목숨 걸지 않는다. 개성 따위는 필요 없고, 바라면 바랄수록 불행해진다. 그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만 한다.
인생은 놀이, 인생은 게임, 최선을 다해 재밌게 가볍게 살자!
『어차피 죽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는 이 세상의 불행은 대부분 누군가 시킨 일을 억지로 할 때 느낀다고 말한다. 여기서 ‘누군가 시킨 일’이란 직접적인 지시뿐만 아니라, 사회의 상식처럼 여겨지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도리’까지 포함된다. ‘회사에 몇 시까지 가야 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해야 한다’, ‘부모님을 돌봐야 한다’, ‘노후를 대비해 돈을 모아야 한다’ 등등
그러나 인생을 놀이로서 살아가는 인간에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을 해도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 인생이란 어차피 죽음이라는 끝으로 달려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싸늘한 시선을 받는 게 싫다거나 그런 의미 없는 일에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언뜻 가볍고 무책임해 보이는 이런 인생론은 사실 평생에 걸친 종교와 철학, 과학 지식과 수행을 기반으로 한 깊은 사유에 기초한 것으로 「맺음말」에서 자세히 설명된다. 요약하자면, 삼체문제와 나비효과와 같은 카오스이론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세상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여 인간의 대응이란 게 무의미하다. 또한 우리는 소립자 덩어리일 뿐이며, 자동차, 신발, 선풍기, 지렁이, 땅강아지, 소금쟁이와 마찬가지로 엄밀하게 물리법칙을 따른다. 그렇다면 우리의 행동, 사고, 감정, 삶, 죽음 등 모든 것은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날 뿐이며, 그 안에는 아무런 목적도 의미도 없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무엇을 하든,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든, 모든 것은 그저 될 대로 될 뿐이니, 깊이 고민해봤자 소용없다. 어차피 죽는 인생, 너무 무게 잡지 말고 살자는 얘기다. 이 책이 전하는 발칙한 상상력은 물질주의와 성공공식, 경쟁과 속도의 늪에 빠져 정작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낯설지만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은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힌트를 전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