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습관병도 암도 치매도 뿌리는 같다
그래서 병의 뿌리를 손보지 않으면
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없다
병은 독립된 것이 아닌, 필연적으로 병들이 겹쳐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면, 장(腸)과 뇌(腦)는 서로에 영향을 미쳐 ‘뇌장상관(腦腸相關)’이라는 말이 있다. 근육과 뇌도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참고로 발생학적으로는 장이 뇌보다 상위이다. 심장과 신장도 연계되어 있다. 사람의 장기(臟器)는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제휴와 협동하고 있다. 각 장기가 ‘위험해’라는 메시지를 전하거나 서로를 도우면서 온몸에 협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어딘가 하나의 장기가 눈에 띄게 나빠지거나 조화가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반드시 다른 장기도 연쇄적으로 나빠진다. 생활습관병도 암도 치매도, 하나의 병이 발병하면 마치 도미노처럼 몇 개의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어떤 병이든 뿌리는 같다는 이야기이다. 그 뿌리는 편향된 생활 습관이다. 그 원인은 대다수의 경우, 직장이나 가정에 있다. 즉, 스트레스다. 이를 간파하고 고치도록 조언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다. 하지만, 현대 의학과 의료는 과도하게 장기별로 전문 분화되어 있다. 같은 내과라도 내분비과에 가서 당뇨병 진료를 받고, 소화기내과에 가서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받는다. 또한 정형외과에 가서 관절 류마티스 진료를 받고, 종양내과에서 암 진료를 받은 뒤에 치매 의심이 있을 때는 정신과에서 진료받는다.
걷지 않는 사람일수록
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자신은 비틀거리는 것을 잘 깨닫지 못한다
보행 습관은 건강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어떻게 걷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건강 상태를 판단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초진 환자에게 먼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걷고 있는지를 꼬치꼬치 물어본다. 이야기를 모두 들은 후에는 진료실을 걷게 한다. 진료실은 보통 3m×5m 정도의 넓이다. “패션모델처럼 걸어보세요” “등을 펴고 멋지게 걸어보세요” “당신이 제일 멋지다고 생각하는 자세로 걸어보세요” 이런 말들로 부탁하면, 환자는 부끄러워하면서도 걷는다. 이때, 스스로는 제일 멋지다고 생각하는 자세로 걷고 있지만, 객관적으로는 불안정하고 비틀거리며 걷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저자가 중요시하는 ‘보행 진단’ 중 하나다. 거리의 쇼윈도에 비치는 모습을 보고 ‘건너편에 사람이 비틀거리며 걷고 있네’라고 생각하며 잘 보니 자기 자신인 것과 같은 느낌이다. 사실 자신이 어떻게 걷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의 대다수이며, 자신이 프레일티(노쇠)가 되고 있어도 자각이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또한 프레일티라는 말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바깥을 걸으면
자연 면역이 높아진다
동네에 개업한 의사나 그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는 인플루엔자가 한창 유행일 때는 매일 몇십 명이나 되는 인플루엔자 감염자들의 기침과 가래에 직접 노출되고 있다. 하지만 베테랑 팀은 전염되지 않는다. 가끔 전염되었나 싶다가도 일찍 자는 등의 자기 관리를 하면 다음 날 아침에는 다 나아, 일을 쉬지 않는다. 물론 백신 같은 것은 한 번도 맞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일 때문에 평소에 자연스럽게 면역이 단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약한 독에 몸을 종종 노출시켜 면역 시스템에 ‘이런 녀석도 있어’ ‘과도한 반응을 할 필요는 없어’라고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제나 생각하고 있다. 코로나 유행으로 긴급 사태 선언이 내려졌지만,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매일 외출하고 전철이나 버스에서 낮은 농도의 바이러스에 조금씩 노출된 사람들의 면역 시스템이 더 강화되었을지도 모른다. 이는 어디까지나 약독성(弱毒性) 바이러스에 관한 가설이지만 말이다. 이와 같은 ‘면역 단련’에 ‘걷기를 통한 자연 면역력의 강화’가 더해지면 약독성 바이러스를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큰 보폭으로 걷자’
손을 크게 흔들면 보폭이 커진다
걸을 때 양손 흔들기를 의식하면 걷는 방식이 크게 변한다. 저자는 종종 지하철역이나 길거리에서 몇 살 정도의 사람이 어느 정도 손을 흔들며 걷는지를 관찰한다. 젊은 사람일수록 손을 앞뒤로 크게 흔들며 걷는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 손을 작게 흔든다. 그 차이는 보폭으로도 나타난다. 크게 손을 흔드는 사람은 한 번 한 번의 골반 비틀림이 커지니 보폭이 넓어진다. 한편, 손을 작게 흔드는 사람은 골반의 비틀림이 작아져 보폭이 좁아진다. 손을 흔들 때마다 그 반동으로 허리가 조금 회전하며 보폭이 넓어진다. ‘큰 보폭으로 걷자’라고 하는데, 보폭을 의식하지 않아도 손을 크게 흔들면 자연스럽게 보폭이 넓어진다. 가슴을 내밀고 손을 크게 흔들기만 해도 등이 펴지고 골반의 비틀림이 커져 보폭이 넓어진다. 짐을 들면 손을 흔들 수 없으니 보행 효율이 낮아진다. 짐은 가급적 배낭 같은 곳에 넣어 두어야 한다. 적어도 숄더백이라도 매는 것이 좋다. 지하철역이나 건물의 코인 로커 등을 이용해 짐을 맡긴 후에 걷도록 하면 좋다. 조금 돈이 들더라도 짐도 들지 않고, 배낭도 메지 않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가 되면 훨씬 걷기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