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소개
어린이의 세계를 사랑하는 작가가 뜻을 모아서 만들었습니다.
어린이가 읽고 웃고 배우는 웹툰, 그림책, 소설을 만듭니다.
“빨간 목도리에 담긴 약속,
세월을 건너 다시 만난 가족의 이야기.”
눈보라가 몰아치던 1950년 겨울, 흥남 부두에서 시작된 한 소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정성스레 매어준 작은 빨간 목도리, 그리고 끝내 헤어짐으로 이어진 순간.
그날부터 아버지와 금순이의 길은 갈라졌지만, 서로를 찾아 헤매는 여정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피란민으로 가득한 배에서, 영도 다리 위에서, 우암동 천막촌과 보수천 판자촌, 아미동 고개까지.
부산의 산비탈과 좁은 골목마다 남은 것은 전쟁의 상흔과, 그 속에서도 가족을 향한 간절한 부름이었습니다.
굶주림 속에서 가족을 지키려던 아버지, 판자촌 화재로 먼저 떠나야 했던 엄마와 동생… 전쟁은 수많은 것을 앗아갔지만 끝내 지우지 못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서로를 향한 기다림과 사랑이었지요.
세월이 흐르고, 할머니가 된 금순은 다시 부산 40계단 앞에 섭니다.
그리고 그곳의 아코디언 동상에서 아버지를 떠올립니다.
금순이는 흥남부두에서 자신에게 매어주었던 붉은 목도리를 아버지의 목에 둘러줍니다.
이 장면은 전쟁이 갈라놓은 가족의 서사에 마침표를 찍으면서도, 잊지 말아야 할 약속을 우리 마음속에 새겨줍니다.
《피란 소녀》는 단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넘어, 전쟁으로 상처 입은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대변합니다.
작가 남정훈은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무려 4년의 시간을 들였습니다.
그 치열한 집필 과정 속에는 단순히 전쟁의 ‘기록’을 넘어서, 잊혀져 가는 부산 피란수도의 풍경과 사람들의 숨결, 그리고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역사의 교훈을 담으려는 마음이 깃들어 있습니다.
눈물과 아픔, 그리고 끝내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꽃을 품은 그림책.
《피란 소녀》는 전쟁의 시대를 건너온 이들에게는 위로를, 앞으로의 세대에게는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깊은 울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