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도, 고민도, 선택도모두 인공지능에게 맡기는 시대,선택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위험하다!
선택을 못하는 당신을 위한 최고의 선택!민유에게 나타난 인공지능 챗봇 ‘무물봇’
민유는 선택이 어렵습니다. 양말을 고르는 것도, 점퍼를 벗는 것도, 심지어 친구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할 때 무엇을 낼지도 엄마에게 물어보지요. 엄마가 항상 옆에 있을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초등학교에 가서도 전화로 엄마에게 무엇을 선택할지를 물어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그런 민유 앞에 ‘무물봇’이 나타납니다. 선택을 못하는 당신을 위한 최고의 선택! 무물봇은 선택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인공지능 챗봇이라고 해요. 민유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오릅니다. 이제는 엄마에게 전화를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그런데 이 챗봇, 무언가가 생각나지 않나요?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중요한 결정부터 사소한 선택까지 지금 우리에게도 무물봇과 같은 존재가 하나 있죠. 챗 지피티를 선두로 지금 우리 곁에도 수많은 종류의 생성형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평생 인공지능 없이 살아온 어른들도 주저 없이 챗 지피티에게 조언을 구하는 마당에, 아이들은 어떨까요?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숙제도, 엄마 아빠에겐 말할 수 없는 고민거리도. 이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저 손가락을 놀려 인공지능에게 선택을 맡기면 되는 문제이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인공지능에게 모든 선택을 맡겨 버리는 것이 편할 수는 있어도, 과연 그게 항상 좋은 선택일까요? 민유는 무물봇을 만난 것이 항상 좋기만 할까요? 아무래도 고민거리가 해결되었으니 좋지 않겠냐고요?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무물봇은 처음에는 민유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죠. 아인이가 준 초콜릿 두 개 중에서 어떤 걸 고를지, 실수를 저지른 후 친구에게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도 무물봇이 다 알려줬거든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모든 걸 다 무물봇에게 물어보던 민유는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다 결국 친구 두 명을 동시에 화나게 만듭니다.
“너, 무물봇 부하냐?”“무물봇이 시키는 대로만 하고 있잖아?”
정훈이가 민유에게 말합니다. 웃기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실 마냥 웃기지만은 않습니다. 민유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우리 모두 자칫하면 인공지능의 부하가 될 위기에 놓여 있거든요.
인공지능은 분명 우리를 효율적으로 도와주는 유능한 비서이지만, 책 속의 민유처럼 모든 걸 다 맡겨 버리면 곤란해요. 선택을 하는 건 인공지능일지 몰라도,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나 자신이 져야 하거든요. 인공지능이 해준 선택은 모두 옳을 테니까 상관없지 않겠냐고요? 글쎄요. 물론 인공지능은 나보다 많은 걸 알고 있는 똑똑한 존재이지만, 그래도 나 자신과 나의 상황에 대해서는 내가 훨씬 잘 알고 있잖아요.
어쩌다 한 번 틀린 선택을 하는 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실패합니다. 그러니 실패로부터 배울 기회마저 인공지능에게 빼앗겨 버리면 안 되겠지요. 결국은 자기의 의지대로 행동하는 방법을 배운 민유처럼, 우리도 ‘나 스스로 선택하는 방법’을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