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용감 씨. 여기 있는 거 다 알아요. 어서 나오세요.”
하루아침 사라져 버린 하하와
잠자고 있는 용기를 찾아 떠나는 여정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김밥 속 단무지와 햄처럼 늘 붙어 있던 하하가 사라지자, 상이는 용기를 주섬주섬 그러모아 낯선 길을 나아갑니다. 엄마도 없이, 하하도 없이 이렇게나 먼 길을 혼자 떠나온 것은 처음이에요. 전날까지만 해도 학교 가는 게 두려워 울먹이다 잠든 상이지만, 처음 와 본 초원은 무섭고 다리는 아파 오지만, 어딘가에서 혼자 떨고 있을 하하를 생각하면 마음에도 다리에도 불끈 힘이 생겨납니다.
『나의 하하를 찾아서』는 어린이들에게 용기는 항상 ‘내 마음속’에 있다고 거듭 이야기합니다. 그저 잠자고 있을 뿐이라고요. 사실 상이에게는 남몰래 간직한 아픔이 있습니다. 목 아래부터 배꼽 위까지 두껍고 진한 수술 자국이 있거든요. 상이는 왠지 부끄러워 유치원 선생님에게도 보여 준 적 없던 상처를 초원에서 처음 꺼내 보입니다. 그리고 엄마로부터 수없이 들었던, 마음속 용감 씨를 깨우는 마법 주문을 초원의 동물에게 들려줍니다. “똑똑, 용감 씨. 거기 있는 거 다 알아요. 얼른 나오세요.” 친구를 찾으러 온 상이는 그렇게 코끼리와 미어캣, 누와 원숭이와도 친구 되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무섭고 아팠던 기억으로 한껏 웅크렸던 가슴이 조금씩 조금씩 펴집니다. 상이와 하하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하하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오랜 갈증 끝에 들이켠 냉수처럼 시원하고 통쾌한 결말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하야, 우리 이제 어린이가 될 시간이래.”
외우고 싶은 다정한 문장과 활기 넘치는 일러스트
새 출발을 앞두고 용기와 사랑이 필요한
모든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
“아이를 맡기고 싶은 이웃집 같은 동화”(김지은)를 쓰는 차영아 작가의 세 번째 동화책입니다. 제17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하며 어린이 독자들의 열렬한 지지와 공감을 받았던 『쿵푸 아니고 똥푸』에서 “사랑이 항상 이긴다.”라는 따듯한 메시지를 전했다면, 『나의 하하를 찾아서』에서는 “가슴을 펴.”라는 단단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다나 작가의 손끝에서 펼쳐지는 초원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잠자고 있던 감각들을 톡톡 깨웁니다. ‘하하 찾기’의 역동을 극대화한 연출과 생동감 넘치는 야생동물의 묘사는 보는 이를 조마조마하다가도 두근두근하게 만들고요. 특유의 감각적인 일러스트가 모험에 활기를 잔뜩 불어넣는 한편, 세심한 디테일로 상이의 여정을 감싸고 지지해 줍니다. 두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모여, 낯선 길을 자기의 길로 만드는 상이의 걸음걸음에 자신감이 싹틉니다. 상이처럼 새 출발을 앞둔 아이의 등을 두드려 주고, 또 힘껏 밀어 주기도 하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