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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한 장례와 애도

퀴어한 장례와 애도

  • 김순남
  • |
  • 산지니
  • |
  • 2025-08-18 출간
  • |
  • 240페이지
  • |
  • 135 X 210 X 15mm
  • |
  • ISBN 9791168614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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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 애도의 장에서 퀴어가 마주하는 차별들
죽음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반영한다. 삶과의 단절이 아닌 생의 연결인 것이다. 생존의 토대가 취약한 퀴어들은 사회적 배제 속에서 서로를 돌보며 공동체를 형성한다. 그러나 이들이 죽음을 맞으면, 서로를 돌보며 보호자 역할을 했던 곁의 사람들은 단순한 친구로만 간주된다. 보호자나 파트너로서의 권리는 인정되지 않으며, 고인의 유품과 장례 절차 역시 혈연가족의 몫으로 돌아간다.
법적 자격이 없는 이들에게는 장례 절차에서 자신의 지위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조차 부재하다. 고인의 정체성과 위치를 밝힐 수도 없다. 심지어 고인이 유언장을 통해 파트너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더라도, 장례를 주도하는 것은 원가족의 허락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시신 확인서 등 각종 증명서 발급과 관공서를 상대하는 일에 있어 삶의 동반자로서의 자격은 주어지지 않는다. 사회에서 공식적인 자격이 주어지는가는 곧 애도의 자격과도 연결되는데, 때문에 퀴어들은 장례 과정에서 애도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 생전 고인의 생존과 돌봄에 깊숙이 연루되어 있었던 네트워크 역시 충분한 위로와 지지를 받지 못한다. 결국 애도의 주체 또한 자신의 삶이 존엄하지 않다는 사회적인 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 대안적인 애도의 장을 만들고 저항하다
이처럼 취약한 사회적 토대 위에서도 퀴어라는 정체성을 지우지 않고 애도의 대상이 원하는 장례를 만들어가려고 애쓰는 존재들이 있다. 이들은 수의와 장례 절차에서 성별이분법적으로 작동하는 관습을 사후에도 이어지는 차별로 보고, 고인이 생전 원했던 방식을 협상하며 정체성을 존중한다. 법적 가족으로부터 부여받은 이름이 아닌 퀴어커뮤니티에서 사용하던 이름을 부고에 올리는 등 장례지도사를 설득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은 장례가 단지 형식적 의례가 아닌 삶과 관계를 반영하는 깊이 있는 정치적 행위임을 보여준다.
퀴어로서의 장례문화를 만들 때 조력 네트워크의 지원이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국 사회의 퀴어들에게 비슷한 정체성으로 엮인 퀴어커뮤니티는 혈연가족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사회적 관계의 일부다. 가족보다 더 끈끈한 관계를 맺는 이들은 소외의 경험을 공유하고 깊은 애정을 나눈다. 이러한 퀴어커뮤니티는 구성원이 생을 마감하는 장소가 되기도 하고, 고인의 유품과 흔적이 남는 곳이 된다. 이곳의 사람들은 단절된 원가족을 대신해 장례를 치르고, 마지막까지 누구보다 강한 유대감을 나누는 관계를 형성한다. 책은 한국의 퀴어커뮤니티가 어떠한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하고 집단적인 애도의 장을 만들며 살아 있는 퀴어들과 결속하고 연대하는지, 그 다양한 시도를 소개한다.

▶ 나다운 장례, 퀴어한 애도를 위하여
고인의 뜻과 실제 관계를 중심으로 하는 장례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제도 변화가 필수적이다. 현재는 법적으로 인정된 가족만이 연고자가 될 수 있는데, 「장사법」과 「의료법」 등에서 연고자의 범위를 고인이 지정한 인물까지 확대해야 한다. 법이 유대에 따른 장례 주관을 허용하더라도 다양한 유대관계의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애도의 권리를 가지기 위해서는 비용의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병원비·안치료 등을 감당하지 못해 시신 인수를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코로나19 시기 정부의 장례비 지원이 무연고사망자 증가를 막았던 경험은 장례비의 공공화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공동체 중심의 소박한 장례 또한 상업화된 방식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나답게 죽음과 죽음 이후의 과정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사후 자신의 재산이나 신상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 사후자기결정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소수자의 의료와 돌봄의 전 과정에서 소수자의 삶을 이해하고 당사자가 지정한 사람이 생애말기를 동행할 수 있도록 의료와 돌봄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보다 다채로운 방식의 애도가 가능하도록 지금의 경직된 장례 절차와 상조 문화 또한 변화해야 한다,
나다운 죽음과 장례의 문제는 사회적 소수자에게만 예외적으로 해당되지 않는다. 1인가구가 증가하고 시민들이 혈연과 혼인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생애경로를 모색하는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이 단지 퀴어의 이야기를 넘어 모두가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고 애도받을 수 있는 사회를 향한 첫걸음이 되기를 희망한다.

목차

들어가며

1. 당연한 장례, 당연한 애도는 없다: 삶과 죽음에 걸친 위계와 차별을 정치화하기
애도는 왜 정치적인 의제인가
변화하는 가족과 불화하는 장사법

2. 퀴어의 돌봄은 어떻게 정치적 문제가 되었나
"이름 없는" 돌봄
"대가 없이" 주는 가장 친한 친구

3. "자격 없는" 관계들이 수행하는 애도의 장에서의 차별
이름 없는 빈소
편집된 장례식장
“모든 것을 파트너에게 일임한다”
박탈된 애도
이름 없는 활동들

4. 퀴어로서의 장례: 대안적인 애도와 저항
퀴어로서의 정체성을 지우지 않기
퀴어-친족으로서 장례에 개입하기
원가족과 퀴어의 마주침 공간

5. 퀴어커뮤니티의 애도: 무명의 죽음에서 이름 있는 삶으로
장례식장에서 미처 못했던 "우리끼리"만의 애도: 친구사이
무지개텃밭에서 광장까지, 애도를 통해 생성되는 관계성: 행성인
접근 가능성으로 여는 추모의 공간: 케이시느루모모와 친구들
코로나19를 겪은 광장에서: 키스 앤 크라이,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6. 퀴어한 장례와 애도 문화를 위하여
"나다운 장례식"과 사후자기결정권
애도할 권리와 가족을 구성할 권리
장례비용의 문제
소수자의 삶을 이해하는 의료, 돌봄, 죽음
다채로운 애도의 방식

나가며

도서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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