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왜 이토록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까?”
‘숫자=명사’, ‘연산=동사’, ‘공식=문법’
이해하기 쉬운 일상어로 수학을 탐구하는 법
▶ 음수를 ‘없음의 존재’라고 설명할 수 있다고?
▶ 뺄셈은 사실 음수를 더하는 또 다른 표현일 뿐이라고?
▶ 2+3에서 ‘+’가 연산자가 아니라 전치사라면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수학 앞에서 좌절하는 이유는 단순히 계산이 서툴러서가 아니다. 대부분은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다. “음수는 셀 수 없는데도 왜 필요할까?”, “곱셈은 그저 덧셈의 반복일까?”, “방정식은 왜 미지수와 등식으로 구성되어 있을까?”와 같은 질문은 흔히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그러나 개념의 본질을 묻는 물음들이다. 우리는 이런 질문을 생략한 채 바로 문제 풀이로 들어간다. 그러면 수학은 곧 외워야 할 공식집으로 전락한다. 그 결과 문제를 풀고도 자신이 구한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지 못하거나, 아예 문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신박한 수학 사전』은 그 함정에서 우리를 구출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음수를 단순히 ‘작은 수’가 아니라 ‘없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풀어낸다. 2+3의 ‘+’를 전치사로 바꿔 “3과 함께 있는 2”라고 설명하고, 뺄셈도 ‘음수 더하기’로 해석해 5-3을 5 + -3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문제를 풀고 공식을 외워야 한다는 수학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수를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상상의 세계로 바꿔주는 것이다. 결국 이 책은 수학을 살아 있는 언어이자 사고의 도구로 받아들이게 하고, 전혀 다른 차원으로 사고를 확장하게 해준다.
“개념과 맥락만 읽어도 문제는 풀린다!”
숫자와 기호에 갇힌 기계적 풀이에서 벗어나,
개념으로 수학의 논리를 깨닫는 법
▶ 양이 125마리, 양몰이 개가 5마리 있다. 양치기 나이는 몇 살일까?
▶ 120명이 교향곡을 연주하는 데 40분이 걸린다. 60명은 얼마나 걸릴까?
▶ 여자가 아기를 낳는 데 아홉 달이 걸린다. 여자 둘은 몇 달이 걸릴까?
우리는 이런 문제 앞에서 습관처럼 연필부터 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자. 양이 몇 마리인 줄 알면 양치기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을까? 정말로 교향악단 단원이 줄면 연주 시간이 달라질까? 여자 두 명이 아기를 낳는 데 걸리는 시간이 변할 수 있을까? 애초에 잘못된 질문을 두고 정답을 찾으려 애쓰는 것은 무의미하다. 벤 올린은 이 엉뚱한 문제들을 특유의 유머와 재치 있는 ‘썰’로 비틀며, 무엇이 진짜 문제이고 무엇이 가짜 연산인지 구별하는 눈을 길러준다.
이로써 그는 수학을 새로운 방식으로 읽는 법으로 안내한다. 예컨대 1 + 1은 보통 “수를 더하라”라는 명령처럼 읽히지만, 이 책에서는 단지 ‘하나와 하나’라는 명사구로 다룬다. 3 × 7 역시 21이라는 답으로 바꿀 수 있지만, 그것은 계산일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곱셈이 보여주는 구조와 관계다. 그저 3개의 7 묶음으로 읽을 수도 있다. 계산하지 않을 때 수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수학은 언제나 단순히 답을 내는 절차가 아니라, 수와 기호가 문법처럼 얽혀 새로운 의미를 만든다. 벤 올린은 바로 이 지점을 짚어내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계산의 습관을 벗어나 수학을 하나의 구조로 읽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