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약 300그램에 어른 주먹만한 크기에 불과한 심장은 평생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1분에 60회 이상 뛴다. 만일 심장이 4분만 멈추면 이로 인한 뇌 손상은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래서일까? 우리 몸의 장기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심장은 그 중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문제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풍부해진 식사로 인해 심장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 2023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는 689명인데 이 중 심장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64.8명으로 10퍼센트 가까이 된다. 암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전체 의료비 중에서 심장병이 차지하는 비율은 14.9퍼센트로, 암보다 높은 1위를 차지했다.
이렇게 심장 질환은 현대인에게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다행히 심장병은 물리학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하면 의외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심장이라는 장기를 잘 이해하고 생활 습관을 바꾼다면, 선천성 심장 질환처럼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심한 심장병이라도 수술을 하면 정상인으로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장 혈관 흉부외과 전문의인 서울의료원장 이현석 박사가 그동안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이 궁금해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국내 1호 의료커뮤니케이션학 박사로 그동안 전문적인 의학 지식을 환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온 저자는 1부와 2부에서 심장 의학의 발전을 이룩한 선각자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많이 다루었다. 3부부터는 부정맥, 선천성 심장 질환, 판막 질환, 관상동맥 질환, 심부전, 혈관 질환 등 다양한 심장 질환에 대한 정보를 흥미로우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마지막 10부에서는 담배, 비만, 콜레스테롤처럼 누구나 다 안다고 생각하는 위험 인자들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기 때문에 위험한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내용을 이해하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일단 심장병을 이해하면 그동안 좋지 않았던 생활 습관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진다. 누구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무도 몰랐던 심장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는 것. 건강한 심장을 위한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