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만듭니다. 레위기는 책의 첫 글자가 “와이크라(그리고 부르셨다)”로 시작합니다. ‘와우’ 계속적 용법이 출애굽기의 마지막 장과 레위기의 첫 문장이 서로 연결되면서 계속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우’가 ‘카라’의 미완료형과 합쳐서 “와이크라(그리고 부르셨다)”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책이 계속된다는 관계를 넘어 “그리고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셨습니다”로 연결되는 신앙의 고백을 담고 있습니다. 레위기가 얼마나 은혜로운 성경인지 1장 1절은 음성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레위기는 본문이 의미하는 바를 알고 읽었을 때와 그렇지 못하고 읽었을 때 온도의 차이는 하늘과 땅처럼 극과 극의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레위기는 인간의 죄성과 그에 따른 우리의 모습을 제사 제도를 통해 직시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게 하며, 메시아를 갈망해야 할 이유를 알게 합니다. 이사야 28장 7절의 말씀처럼 신앙이 잘못된 포도주와 독주로 말미암아 옆 걸음을 치며 비틀거리지 않으려면 신앙의 푯대를 바르게 세워야 합니다. 레위기는 신앙의 푯대를 바르게 세워주는 가장 중요한 신앙의 규범입니다.
레위기는 성경이 전하고 있는 영적 메시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요소요소에 등장합니다. 제사 제도, 음식에 관한 규례, 제사장과 관련한 규례 등은 단순한 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죄성과 하나님의 거룩을 돌아보게 합니다. 성결과 희생 제사, 속죄 등은 이런 모습들을 함께 비쳐 보게 합니다. 속죄, 대제사장, 지성소는 중보자인 그리스도와 십자가를 돌아보게 합니다.
레위기를 읽어가다 보면 가슴 한구석을 파고드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거룩’입니다. 레위기의 가장 핵심적인 사상 가운데 하나입니다. ‘거룩’은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알게 하며, 우리의 상태를 돌아보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합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1:45) ‘거룩’은 죄인인 우리를 돌아보게 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돌아보게 합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십자가의 필연을 바라보게 합니다. 레위기가 없었다면 대속의 죽음을 말하는 십자가의 메시지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레위기는 성막의 입구인 동문과 같습니다. 성소와 지성소의 문이 모두 동쪽을 향하고 있듯이 레위기는 하나님께로 바르게 인도하는 동쪽에 위치한 회막의 휘장과도 같습니다. 이런 레위기는 하나님을 향하는 신앙이 표류하지 않도록 바른길로 인도하는 나침판과 같은 지침서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거룩을 지켜내는 휘장과 같습니다. 신앙의 바른 규범을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안내서입니다. 이런 레위기를 바르게 알아간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이요, 즐거움입니다.
『레위기』는 총 29개의 주제로 전체 내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의 제목은 ‘하나님의 은혜로’(레 1:3~9)입니다. 죄성 가운데 놓인 우리에게 제일 먼저 다가와야 할 것이 있다면 단연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죄인인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은혜가 임해야만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의 제목은 ‘하나님을 향한 거룩’(레 2:4~10)입니다. ‘5대 제사’(번제, 소제, 속죄제, 속건제, 화목제)는 하나님의 거룩성 앞에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도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강조되고 있는 것이 거룩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거룩은 『레위기』의 시작과 끝을 이어가는 핵심 주제이기도 합니다.
레위기의 1장이 제사 제도로 시작하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와 거룩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기 위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레위기』는 총 29개의 주제가 세 가지의 형태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제사를 통한 하나님과의 특별한 교제’(1장~10장)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다가오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혜가 없이는 하나님과 어떤 교제도 이룰 수 없는 죄인이라는 것을 상기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하나님과 교제를 하기 위한 기본 조건’(11장~17장)에 대한 내용을 주제 속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각종 정결법’ 등이 여기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성결을 통한 하나님과 교제 유지’(18장~27장)입니다. 계명과 규례의 중요성을 통해 어떤 신앙의 관점으로 세워져야 하는지 내용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레위기는 신앙의 유형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개인의 신앙에서 멈추지 않고 공동체를 계속해서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드려지는 예물을 통해서도 강조됩니다. 하나일 때가 있고, 연합을 이룰 때가 있습니다. 내 하나가 공동체를 병들게 할 수도 있고, 공동체를 영적으로 건강하게 지켜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신앙을 지도하는 위치에 세워진 자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신앙을 지도하는 자의 위치는 권력을 내세우는 자리가 아닙니다. 전체를 신앙으로 바르게 이끌어가야 할 섬기는 자리입니다. 『레위기』는 율법주의를 만들어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으로 바르게 반응하는 자리에 세워지자는 것이며, 하나님을 향한 신앙으로 응답받는 증인이 되길 갈망하며 집필하였습니다.
『레위기』는 우리가 하나님의 법도와 규례를 지켜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지식으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반응하는 자가 되도록 전체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레위기를 바르게 알면 하나님의 은혜가 감사와 기쁨이라는 감격의 눈물로 다가옵니다. 『레위기』는 레위기의 참된 모습을 마치 거울처럼 바라보도록 전체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한 권의 책을 쓴다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신앙을 고백하며, 참된 진리를 깨달은 자의 감사와 영광을 기록한 고백의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