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아이(AI 인공지능)을 넘어서는 ‘누군가의 마음’
타인에 마음에 공감할 때, 인간은 꿈을 꾼다
하늘나라 선남과 선녀들은 오랫동안 사람의 꿈을 만들어 왔습니다. 밤이면 한 명 한 명의 꿈을 정성스레 만들었지요. 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하자 선인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었고, 급기야 24시간 내내 꿈만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공지능 기술에 관심이 많은 선인 한 명이 에이아이 꿈 생성기를 발명했습니다. 이후 수많은 꿈이 척척 생산되는데요. 그러나 대량생산이 늘 그렇듯 누군가에게는 그 꿈이 오류를 일으켰답니다. 몇몇 특별한 사람들, 특히 자라나는 어린이에게는 수제 맞춤형 꿈이 꼭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하늘나라에서는 견습생들에게 맞춤형 꿈 제작 임무를 맡깁니다. 직접 꿈을 만들 줄 모르는 선녀는 자동화기기를 사용할 자격을 주지 않았겠지요. 백 살의 견습 선녀 ‘복희’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는데요. “왜 어린이의 꿈은 특별해야 할까요?” 이 책은 우리에게 질문합니다. 그리고 답을 줍니다. 인격이 형성되고 사회성이 발달되는 시기의 ‘마음’은 전 생애의 그것 중 가장 소중하기 때문이라고 말이에요. 친구의 마음뿐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공감할 줄 아는 자만이 진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공감의 힘은 어떤 도구로도 점수를 매길 수 없는 영역입니다. 인공지능은 수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감’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 인공지능은 의학 지식에 대한 답변뿐 아니라 환자 공감 점수에서도 인간 의사보다 9.8배 높게 평가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랑과 애착 같은 깊은 정서를 이해하는 능력에서는 여전히 인간의 뇌가 우위였습니다.(SBS뉴스, 2024). 진짜 마음을 느끼고 위로하는 힘은 인간만의 고유한 영역입니다. 복희가 배운 따뜻한 마음, 친구의 상처를 보듬는 위로와 공감, 함께하는 시간과 웃음은 인공지능이 흉내 낼 수 없는 것입니다.
떡볶이, 김밥 꽁다리, 순대, 어묵, 탕후루, 쿠키, 초콜릿….
좋아하는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모두 다른 우리
내 꿈은 대량생산하지 말아 줘!
복희의 이야기는 단순히 ‘선녀 되기 미션’이 아닙니다. 친구와 가족의 마음을 이해하며 한 뼘 자라나는 과정을 담은 성장동화입니다. 어린이들은 때로 친구의 급식 반찬을 빼앗고, 형제자매와 다투고, 이별과 그리움의 정서도 경험합니다. 친구들의 마음은 복희가 짐작하던 것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좋아하는 음식도 모두 다르고 되고 싶은 것도 천차만별이며 말투 하나까지도 다 다른 어린이들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지요. 지루한 하늘나라에서만 지내던 복희는 인간 어린이들 사이에서 여러 사건을 겪으며 공감을 배워 나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진심으로 꿈을 설계할 때만이 점수와 상관없는 행복을 만들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한편, 친구들은 꿈속 장면에서 각각 독특한 모습으로 등장하는데요. 책 속 익살맞은 그림과 각 캐릭터를 연결해 보는 일은 독서를 한층 흥미롭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떡볶이왕 천복희: 오늘부터 진짜 선녀》는 어른들이 만든 경쟁 사회 속에서 흔들리는 아이들의 모습을 비추고, ‘점수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나아가 복희가 좋아하는 매콤한 떡볶이처럼, 쫄깃하면서도 달콤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