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의 30% 이상은 늘 외롭고, 65%는 가끔 심각하게 외롭다.”
외로움과 함께하는 삶, 오늘은 다르게 살 수 있을까?
하버드 의대 교수의 외로움에 대한 새로운 통찰, 위로, 희망 그리고 해결책
2024년 9월 미국 정신의학회(APA)의 설문조사에서 미국 성인의 30%가 지난 1년간 최소 주 1회 외로움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18-34세 젊은 층의 30%는 매일 또는 일주일에 여러 번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인구의 약 16%가 외로움을 경험한다고 발표했으며, 리서치게이트의 메타 분석에서는 산업화된 국가 인구의 3분의 1이 외로움을 경험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문화선교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30% 이상이 고립감을 느끼고 있으며, 27%는 외로움에 대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한다. 이제 외로움은 어느 한 명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사실 외로움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의 유행 이후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병으로 인한 격리 등으로 외로움이 개인을 넘어 사회적, 국가적으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소셜 미디어의 발달은 사람들의 연결을 강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외로움을 강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단절과 소외를 도구 삼아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과 정치가들까지 끼어들면서 외로움의 문제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외로움을 이용해 누군가 이익을 얻는 사회가 아닌, 각자가 자신의 외로움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서로를 지지해주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시인인 제러미 노벨은 이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 ‘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안전벨트 사용 의무화로 교통사고 사망률이 떨어진 것처럼,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해 건강 지표가 좋아진 것처럼, 정신적인 부분에 있어 개인을 넘어 공중보건의 문제가 된 외로움 역시 덜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혼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며, 고독하다고 외로운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내가 느끼는 외로움은 무엇일까?
이 외로움에서 해방될 방법은 없을까?
사회심리학에서 외로움은 ‘우리가 타인과 맺고 싶어 하는 유대감과 실제 경험하는 것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느낌’이라고 정의한다. 다시 말해 ‘무언가 결여되어 있다’는 느낌인데, 이는 전적으로 주관적인 감정이다. 그렇기에 “내가 외로운지 아닌지는 나만이 알 수 있다. 내가 외롭다고 느낀다면 나는 외로운 것이다.”
한 개인에게 극심한 고통을 경험하게 하는 외로움은 이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공중보건의 위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로움은 물리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하는 것에서부터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당하는 느낌에 시달리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상을 띠며,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지독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의 창시자 제러미 노벨은 이 책에서 개인과 국가의 관점에서 우리가 경험하는 외로움의 근원을 파헤치며 다시금 평온함을 얻고 유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이 책에는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은 암울한 미래를 피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는 희망적 신호들이 아주아주 많이 소개되어 있다. 하나하나 읽어나가면서 여러분 자신이 스스로의 외로움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기 바란다. 외로움이 목마름 혹은 추위를 느끼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고 흔한 경험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만 있다면 그동안 자신이 외로움 신호에 습관적으로 보이던 반응을 새로운 관점에서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나아가 세상과 관계 맺는 새롭고 창의적인 방법들을 탐구해보고 창의성과 유대감에 기반한 활동으로 외로움에 대처함으로써 보다 건강하고 충만한 삶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1장 외로움이라는 인류의 새로운 위기’ 중에서
저자는 외로움에 대한 선구적인 연구자에서부터 사업, 교육, 예술, 보건의료계의 권위자는 물론이고 다양한 연령대, 배경, 환경에서 외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두루 모아 들려준다. 이 책에서 그는 우리가 단지 물리적으로만 고립된 것이 아니며, 근본적으로 진정한 의미의 외로움은 결국 내면의 자기와 단절되었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밝힌다. 아울러 어떻게 하면 다시금 의미 있는 유대를 구축하고 지속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알려준다. 또한 창의적인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치유의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활동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매우 강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책의 1장은 프롤로그에 가까운 내용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로움이 어떻게 인류의 새로운 위기로 떠올랐는지로 시작된다. 2장에서 저자는 9.11 테러로 다친 어린이들의 마음을 그림으로 치료한 ’9.11 어린이 미술 프로젝트’를 접하고, 외로움 또한 예술로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외로움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부터 시작해, 시 쓰기, 영화 감상 등 창의적 표현활동을 통해 만성 외로움과 같은 심리적 문제를 치료하도록 돕는 ‘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3장에서는 외로움의 역사와 정의를 설명하며, 저자 자신 역시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하면서 트라우마를 얻었고 그것이 결국 외로움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준다. 이어 4장부터 8장까지는 외로움으로 인해 길을 잃기 쉬운 다섯 가지 구역 트라우마, 질병, 노화, 다름, 현대성을 설명한다. 외로움과 유대의 중요성을 다룬 9장까지 읽고 나면 외롭다는 것이 무엇이고, 외로움과 창의성은 어떤 연관이 있으며, 유대감을 형성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외로움으로 상처 입은 마음을 따뜻하게 다독여주는 동시에 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명쾌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 책은 언제나 곁에 두고 의지할 수 있는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