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은 학급별로 편성 가능한 인원수에 제한이 있다. 유치원은 네 명,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여섯 명, 고등학교는 일곱 명이다. 교실 규모는 작지만, 아이들의 활동 양상은 그야말로 무지개의 스펙트럼처럼 다양하고 다채롭다.
저자의 학급은 지적 장애, 뇌병변 장애, 자폐성 장애를 가진 여섯 명의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다. 장애의 종류와 스펙트럼이 다양한 것 이상으로, 개별 학생들의 성격과 특성, 행동은 그야말로 제각각이기에 쉬이 예측할 수 없다. 아이들은 머리카락 자라는 속도처럼 아주 느리게 성장하다가도, 방학이나 긴 연휴가 지나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 모습은 때로 특수학급 교사에게 막연하고 막막한 벽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럼에도, 새롭게 희망을 품고 나아가는 일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특수’라는 이름의 무게감 때문에 멀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속에는 여느 학급의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은 따뜻한 희망과 성장의 메시지가 있다. 특수에서 보편을 향해 가는, 특수교육의 궁극적인 메시지는 결국 ‘이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맺어진다. 아이들의 단순함 속에 깃든 거짓 없는 진심, 솔직함과 순수함 속에서 저자는 느리지만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미래를 꿈꾸게 된다. 『나는 느린 세계를 가르치는 교사입니다』가 전하는 다정함 속에서,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이해의 지평 역시 한층 성숙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