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외로운 일이었다.”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나의 행복과 내 삶의 균형을 찾아서
혼자가 아니라 더욱 외로운 순간들이 있다. 예를 들면, 누구보다 나를 잘 안다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온전히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좋은 부모가 되기로 합의했지만 양육자로서 책임의 무게가 서로 다름을 깨달을 때. 이 책의 저자는 쉽게 오를 수 없는 산을 정복할 때 스스로가 독립적이고 강인하며 나답다고 느끼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남편이 같은 등반가로서 곁에서 지지하고 이끌어준 것처럼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 또한 순조로울 거라 믿었다. 그런데 임신, 출산으로 얻게 된 행복과 기쁨 사이를 비집고 무력감과 두려움, 불안함이 파도처럼 밀려오기 시작했다. ‘앞서가는 남편과 달리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데, 우리가 계속 함께 나아갈 수 있을까?’ ‘엄마 이전의 나를 잃어버린 것만 같은데 나는 누구일까?’ ‘아이만큼 소중한 내 삶을 지키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저자는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마다 글과 음성으로 기록을 남겼고, 그 5년의 시간 동안 날것의 자기감정을 정면으로 마주한 결과 누구보다 자신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비로소 나만의 행복과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방법을 깨달았다. 바로 꺾여버린 무릎을 세워 다시 일어나는 것,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예전 몸 찾아야지.” 앞으로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해. 사실 내 몸은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테니까. 그럴 수도 없지. 몸은 앞으로 나아가지. 나는 이 몸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거야. -p.60
모성을 최종 여정으로 삼은 모험 문학의 발견!
나 자신과 가족, 사랑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책
지극히 사적인 타인의 육아 일기와 육아 영상에 수많은 ‘좋아요’가 달린다. 잘 알지도 못하는 남의 육아에 공감할 수 있는 건 누구나 한때 아이였고, 우리 모두 엄마 품에서 태어났기 때문일 테다. 그저 잘 먹고 잘 크는 게 전부인 시절, 임신 전의 몸으로 채 돌아가지도 못한 엄마를 한시도 가만두지 않는 아이에게서 나를 키워준 내 부모의 고생을 엿본다. 엄마 말고도 되고 싶은 모습이 많지만 아이를 앞세우고 자기 정체성을 미뤄둔 엄마들을 보면 내 부모가 가엾다.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된다.
저자는 어린 시절 자기를 두고 일하러 간 엄마를 미워한 적 있음을 고백한다. 그래서 마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엄마의 사랑을 의심했노라고. 그러나 자신이 그 부모가 되어 보니 아이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축복인 줄 알면서도 엄마 이전의 나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이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닫는다. 그제야 “너를 낳아 키운 게 세상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는 엄마의 말을 의심 없이 믿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알게 된다. 나 아닌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어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결국 판단에서 사랑으로,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나아가는 이 책은 사랑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그 사랑을 더욱 크고 강하게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생생하고도 솔직한 언어로 들려준다. 좋아하는 일과 부모로서의 의무 사이에서 망설이는 모든 이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을 잃지 않기를, 스스로 선택한 모든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되길 바란다.
너희가 강인하면서 연약하길 바라.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 동안 지칠 정도로 반복된 일상에도 만족하는 부모가 될 수 있길 바라. 내가 이 세상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세상에 약간의 변화를 만들면서도 너희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점점 커지는 욕구에도 진실할 수 있길 바라. 우리 다리와 팔과 폐의 힘으로 같이 이 세상을 탐험할 수 있길 바라. 엄마가 분명 저지르게 될 실수를 너희가 용서해주길 바라. 내가 나를 용서하길 바라. -p.10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