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반려클럽의 멤버가 되고 싶어!
문제는, 깔끔쟁이 우리 엄마!
오늘도 예나의 모둠 친구들은 한데 모여 반려동물에 관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예나도 대화에 동참하고 싶지만, 끼어들 틈이 없다. 예나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기 때문이다. 모둠 친구들이 만든 ‘반려클럽’에 들어가려면 뭐가 됐든 반려동물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예나의 엄마는 반려동물 입양을 강력히 반대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려면 신경 쓸 게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나에게는 엄마의 걱정과 염려가 통할 리 없다. ‘반려클럽’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뭐든 감당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엄마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힌 예나는 아빠에게 눈길을 돌린다. 그래도 엄마보다는 설득하기 쉬울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빠는 엄마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다. 예나의 부탁을 들어줄 듯 말듯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지만 분명 반대하는 입장은 아닌 듯하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반려동물을 키울지 고민은 해볼 수 있다. 강아지나 고양이는 털이 날리고 똥을 치워줘야 하니 깔끔쟁이 엄마한테 절대 통할 리 없다. 그렇다면 햄스터는? 지난번 사촌 오빠가 잠시 맡겨둔 햄스터를 잃어버린 적 있어서 햄스터도 역시 안 될 게 뻔하다. 그렇다면 어떤 반려동물을 키우면 좋을까?
반려동물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일 줄이야!
누가 예나 좀 도와주세요!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단짝친구 세아가 미니메추리 알을 부화시켜 키워 보라며 직접 알까지 가져다준다. 세아가 키우는 앵무새를 보니 반려조도 꽤 괜찮은 선택일 듯하다. 결심했다. 미니메추리의 집사가 되기로. 그런데 미니메추리 알을 부화시키는 일이 만만치 않다. 부화기니 육추기니 필요한 물품을 마련해야 한다. 부화기는 아빠의 도움으로 간신히 마련했지만, 이제부터 아슬아슬 조마조마한 기다림의 시간을 버텨야 한다. 마냥 기다리기만 해서도 안 된다. 때가 되면 검란을 통해 유정란과 무정란을 골라내야 한다. 반려동물 키우는 일이 뭐 이리 복잡하고 어려운지! 하지만 포기할 순 없다. 이미 소중한 생명을 책임져야 할 입장에 놓였으니. 어느새 반려클럽 친구들도 미니메추리의 부화를 함께 응원하며 힘을 보탠다. 그렇게 모두가 협력해 새끼가 태어나면 생활할 육추기도 마련했다. 이제 새끼가 알을 깨고 무사히 나오기만 하면 되는데…….
예나의 반려조, 월화수목금!
힘내라, 메추리!
예나는 세아에게서 받은 5개의 미니메추리 알에 이름도 지어주었다. 월화수목금이다. 그런데 검란을 하던 도중 그만 화요일 알이 바닥에 떨어져 깨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목요일 알은 무정란으로 밝혀져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남은 알은 월, 수, 금, 3개뿐이다. 월수금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부화시키리라! 부화일이 다가올수록 조마조마한 마음과 새끼를 맞이할 설렘이 마구 교차한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은 “힘내라!”는 응원뿐이다. 과연 월수금은 예나와 반려클럽 친구들의 간절한 바람대로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을까?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예나와 친구들은 ‘생명의 고귀함’에 대한 보다 선명한 인식과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 다른 반려동물과 반려인에 대한 배려 등을 생생히 경험하며 진정한 반려인으로 한 뼘 더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