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항해: AI 시대를 전망하다
2022년 챗GPT 등장 이후 AI는 우리 삶 속 깊숙이 들어왔다. 알파고 시대만 해도 외부에서 가해진 충격이었던 것이 이제는 우리 삶의 일부분, 그것도 매우 중요한 일부분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AI가 인간과 사회에 미칠 광범위한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기술 발전에 따른 윤리적, 철학적, 경제적, 사회적 도전 과제를 학제 간 협력을 통해 심층적으로 탐구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이에 태재대학교 미래교육원은 2025년 4월 〈미래를 향한 항해: AI의 사회적 활용에 대한 학제 간 도전과 기회〉라는 주제로 제1회 태재 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교육, 과학, 인문학, 노동 등 사회 각 분야를 대표하는 연구자들이 모여 AI 시대의 주요 쟁점과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 본 이날의 발표 내용을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자, 이 책 《상상하는 인간, 진화하는 AI》로 가다듬어 내놓는다.
AI 시대를 읽어내는 5가지 통찰
염재호 태재대학교 총장의 첫 번째 글은 증기기관의 등장, 컴퓨터와 인쇄술의 혁신이 인간 사회 구조와 가치관에 미친 영향을 돌아보며, AI의 발전이 단순한 기술혁신을 넘어 인간 존재와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할 가능성을 전망한다. 아울러 AI 시대가 가져올 도전과 기회를 맞아 사회가 준비해야 할 철학적, 윤리적, 제도적 과제를 점검한다.
장대익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는 인간 중심 사고의 한계를 벗어나 ‘기계 고유성(machine uniqueness)’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그는 AI가 인간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존재로 진화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인간이 아닌 기계의 입장에서 기계가 지닐 수 있는 사회성, 도덕성, 자율성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룬다.
임태훈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기술결정론적 세계관을 비판하며 AI 시대의 소외와 착취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혁명적 서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산업자본주의 속 부르주아지-프롤레타리아의 관계가 AI 시대에도 여전히 본질적으로 존재함을 역설하고, 프롤레타리아가 그런 사회적 관계를 자각하고 반응할 것을 주장한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그녀는 AI의 도입에 따른 노동의 양극화와 불평등 확대를 실증적으로 제시하며, 노동시장 변화에 따라 등장할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과 사회적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초대 위원장은 공공서비스 혁신을 위해 AI와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그는 AI를 활용한 공공서비스 혁신의 가능성을 명확히 드러냄으로써 실제 정책과 실천의 영역에서 깊이 고민하고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제에 대한 관심을 우리 모두에게 주문한다.
5명의 글들은 모두 ‘희망’과 ‘위험’이라는 상반되는 이미지와 동시에 연결된다. AI가 인류 문명에 가져올 근본적인 변화의 양극단을 각 분야의 시각과 언어로 풀어낸 이 책의 글들을 통해, AI라는 현상이 개별적인 영역에서 논의될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를 아우르는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문제임을 이해하고, 인문사회적 관점에서 기술 발전을 바라보는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