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왜 ‘5년제 인생대학’을 만들었을까? 스스로 만든 대학에 입학한 후 5년 동안 그는 무엇을 공부하였을까? 세상에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대학, ‘인생대학’, 그것의 실체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누구나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그렇지 않을 뿐더러 자신들도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저자는 진단한다. “자유롭다고 생각하면서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가기는 고사하고 뒤따라가기도 벅찬 세상”이다.
저자는 “가족이라는 굴레, 직장, 인간관계, 돈벌이, 종교, 정보, 어떤 생각, 뉴스, 각종 SNS, 비교와 경쟁의식, 재산, 투자, 신제품, 각종 기계, 인공지능, 시간, 나이, 노화, 그런 가운데 질병, 중독, 건강, 죽음 등 갖가지 예속의 사슬이 사람의 목에 굴레를 씌워 끌고 다닌다”고 진단한다. 스스로 자유인이라고 외치면서도 “실은 말뚝에 매인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저자의 이런 진단에 적어도 삶을 어느 정도 살아본 사람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저자와 함께 인생대학을 만들고 함께 공부한 전인 시인은 이 책을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려는 한 ‘자유인’의 치열한 활동 보고서”라고 평가한다. 자유롭다는 것은,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은 ‘동의하지 않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문명의 편리함에, 습관과 관행에 이끌려 뒤따라가기보다 ‘근원을 향해 뒤로 가라’고 말한다. 어쩌면 삐딱이처럼 살라는 조언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대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동의하지 말고 스스로 판단하라고 말한다.
“나이 들면서 쫓기는 듯한 절박함에 ‘5년제 인생대학’을 만든 것도, 그리고 그동안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살며 맹렬 정진한 것도 생각해보니, 결국 이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대자유’를 향한 노정을 잃지 않기 위해 실천한 과정이었다.”고 말하는 저자가 누린 시간의 궤적을 따라가 보는 것은 ‘대자유’를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현대 문명사회에서 그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고 무소의 뿔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나아가고자 하는 분께 이 책을 조용히 권하고 싶다.
저자는 이 책에서 5년 동안의 자신의 삶의 내용을 아주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불모임’, ‘청소년평화모임(함께평화모임)’ 그리고 ‘대중시’ 등 세 가지가 핵심이다. 특히 ‘대중시’에 관하여는 시인인 저자의 면모가 드러나는데, 시인으로서 ‘대중시’에 주목하게 된 이유와 변화된 시 세계의 연원을 밝히고, 대중시의 작법과 요건 그리고 퇴고까지 다루고 있어 시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주목할 만하다. 나아가 시가 어떻게 ‘자유로운 삶’에 바탕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이 책에 숨겨진 매력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