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은 끝났는가, 아니면 시작조차 못 한 것인가?”
『끊어진 사다리: 각자도생하는 평생·직업교육·훈련』은
『당신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으십니까』에서 제시된 ‘학습복지사회’라는 비전을 현실의 제도와 정책 위에 구체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두 번째 탐색이다. 이 책은 『대증요법으로 망가지는 대한민국 교육』과 함께 출간된 형제로서, 전작이 유아교육·학교교육·대학교육 등 교육부 중심의 제도와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면, 이번 책은 그 논의의 외연을 한층 더 넓힌다.
직업교육, 직업훈련, 평생학습.
이제는 단순히 ‘학교 안’이 아니라, 학교를 벗어난 ‘배움의 전 생애 경로’를 국가가 어떻게 방치하고 있는가에 주목한다.
직업능력과 역량 개발이 어떻게 끊어져 작동하는지를 밝힌다.
교육부만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의 직업능력개발훈련,
중기부·복지부·농림부 등 각 부처의 인력개발사업,
지자체와 산하기관의 수많은 단기 훈련까지-
국민의 학습경로는 지금,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 속에서
정보를 뒤져 스스로 설계하고, 비용과 리스크를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각자도생의 구조로 내몰려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부처의 이기주의와 산하기관의 관료적 이익 극대화가 존재한다고 밝히고 있다.
책은 구조적으로 진로가 단절되고, 경력이 초기화되며,
학습은 제도 간 연계 없이 공중에 붕 뜬 상태임을 날카롭게 포착한다.
‘선택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국가가 책임을 유보하고
공공조직은 서로 경쟁하며 국민을 제도 밖으로 내모는 현실을
정책과 제도의 언어로 정확히 분석해 낸다.
하지만 이 책은 비판에 머무르지 않는다.
끊어진 사다리를 다시 잇기 위한 새로운 사회 설계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교육과 복지, 노동과 자격, 경력과 삶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학습복지사회의 방향성과 실천 전략을 제시한다.
‘RESET 정론 ESSAY’ 시리즈는 묻고 있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답하고 있다.
“학습은 생존의 조건이며, 그 책임은 더 이상 개인에게만 전가되어선 안 된다”
끊어진 사다리를 다시 잇는 일은
한 사람의 삶을 존중하는 나라를 만드는 일이라고.
그게 올바른 국가라고 책은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