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 노발리스의 시선집이다.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그의 시 32편과 대표 시집 《밤의 찬가(Hymnen an die Nacht)》, 《성가(Die geistliche Lieder)》를 한데 묶어 총 3부로 구성했다.
1부 시기별 시 모음집(Vermischte Gedichte)
노발리스가 1795~1800년에 쓴 시, 32편을 시간순으로 그가 살았던 네 지역으로 분류했다. 독일 낭만주의의 대표 연구 학자 파울 클루크혼(Paul Kluckhohn, 1886∼1957)이 엄선, 분류한 시로서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노발리스의 ‘시기별 시 모음집’의 가치를 발견하고 개념을 처음 설정했던 사람은 독일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었던 루트비히 티크(Johann Ludwig Tieck, 1773∼1853)다. 그는 《노발리스 전집》(1802) 1판 제2권에서 시기에 따라 파트별로 여섯 개의 시를 발표했다. 이후 1857년 라이머 출판사에서 출간한 시선집 《노발리스의 시》가 〈시기별 시 모음집〉 파트에 열한 개의 시를 수록했고, 이후 독일의 비평가 에른스트 하일보른(Ernst Friedrich Heilborn, 1867~1942) 등이 다시 〈시기별 시 모음집〉을 간행했다. 그러다 《노발리스 전집》 1929년판에서 비로소 파울 클루크혼이 〈시기별 시 모음집〉을 연대기 순으로 배열해서 발간했다. 이후 판독 오류들이 수차례 정정되었고 그 결과물이 이번 책에 담겼다.
2부 밤의 찬가(Hymnen an die Nacht)
노발리스가 자신의 낭만주의적 종교성을 유포하고자 시도한 결정적이고도 야심 찬 시도인 《밤의 찬가》는 《성가》와 더불어 독일 초기 낭만주의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힌다. 문학 작품인 동시에 종교적인 고백으로, 또 정신과학적인 인식물로도 평가받는다.
노발리스는 먼저 빛과 낮의 세계에 대한 찬양으로 작품을 시작한다. 그러다 이윽고 “이제 나 아래로 향해 성스럽고 형언할 수 없는 비밀스러운 밤으로 향한다”라고 말하면서 어두운 밤의 세계로 나아간다.
《밤의 찬가》는 밤으로의 지향이 바로 인간의 내면으로의 길이라는 것을 보여 준다. 작품 속에서 밤이 잠이나 꿈과 동일한 것으로 설정되는 것도 밤의 세계가 인간의 내면세계와 같다는 것을 제시해 주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순수한 내면세계에서 산다는 것과 어두운 밤의 세계에서 산다는 것은 완전히 똑같다. 다시 말해《밤의 찬가》는 결국 무한한 것과 하나가 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에 대한 서술인 것이다.
3부 성가(Die geistliche Lieder)
기독교와 예수를 찬양하는 장시집이다. 원래 시인은 이 작품을 교회에서 찬송가로 사용되게 하려고 썼다. 《성가》는 신비주의적, 특히 경건주의적 관점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인식하고 그를 바탕으로 기독교 신앙을 강조하려는 종교적 열망을 표출하고 있다. 경건주의는 17세기 후반과 18세기 초 사이에 일어난 기독교적 각성 운동으로서, 중세 기독교 신비주의가 개신교 안에서 다시 부활한 종교 운동이다. 경건주의는 신비주의와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종교 체험을 중요시한다. 그러므로 경건주의적 종교성은 내면적이고 주관적인 성격을 띤다. 이 작품에서 시인은 사랑하는 사람과 내가, 예수 그리스도와 내가 하나가 되는 신비적 합일 상태를 묘사하며, 이를 통하여 신적인 절대적인 초월적인 세계, 하느님 아버지 세계로 환원되는 종교적 상황을 서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