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밝힌
다윈의 위대한 두 차례의 여행
다윈은 서재에서 비글호 항해의 표본들을 살펴보며 생각에 잠겼다.
“왜 섬마다 거북의 등딱지가, 핀치의 부리가 서로 다른 모양일까?
가축의 품종이 사람의 인위적 선택에 의해 변형되듯이,
환경 적응에 유리한 변이가 자연선택에 의해 종을 진화시키는 것이 아닐까?”
다윈은 평생 두 차례의 여행을 떠났다. 한 번은 비글호를 타고 떠난 5년간의 세계일주이고, 또 한 번은 이후 20여 년간 서재와 정원에서 행한 정신적 여행이었다. 그것은 지도에도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떠나 지식의 경계를 확대하는 더 큰 모험이었다. 두 차례 여행의 결과물인 《종의 기원》은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바꿔놓았고, 찰스 다윈은 역사상 가장 큰 과학 논쟁의 중심이 되었다.
이 책은 의사나 신부가 되길 바랐던 아버지의 바람과 달리 자연사에 열광하던 다윈의 어린 시절부터 가슴 뛰는 비글호 항해를 거쳐, 진화 이론을 서서히 발전시켜 가는 연구 과정, 그리고 그것이 사회에 던진 충격과 현재도 진행 중인 뜨거운 논쟁들까지를 종합적으로 조명한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청소년용으로 풀어쓰기도 했던 전문작가의 이 책은 평범한 청소년 과학전기가 아니다. 생명의 진화에 대한 다윈 이전의 여러 견해들을 알기 쉽게 정리하고, 다윈이 비글호 항해 이후 진화론을 발전시켜 가는 과정을 자세히 복기한다. 특히 갈라파고스의 여러 섬에서 채집한 13종의 다른 새들이라 여겼던 새 표본들이 사실은 모두 핀치라는 하나의 종의 변종들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다윈이 느꼈던 놀라움에서,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고 생존 경쟁이라는 아이디어를 착안했을 때의 기쁨까지, 종의 변이를 이끄는 ‘자연선택’이라는 진화의 메커니즘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전개한다. 또한 진화론이 불러올 논란을 예측하고 신중하게 반론들에 대비했던 다윈의 고뇌,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윌리스의 논문을 받아들었을 때 느꼈던 당혹감 등을 생생히 묘사하고, 진화론에 대한 일반적 오해와 비판들(특히 스콥스 재판에서 창조과학까지 종교계에서 행해진)을 날카롭게 반박하고, 신다윈주의에서 사회생물학까지 진화생물학의 최근 동향을 깔끔히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