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기쁘게 하는 삶에서 벗어나
나의 욕구와 필요를 먼저 생각하는 삶으로
저자는 남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며 당연히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전직 예스맨이었다고 고백한다. 남을 위해 시간, 돈, 에너지를 써버리면 정작 나를 위해 쓸 시간, 돈, 에너지가 없어진다는 내면의 소리가 울렸지만, 저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결국 주변 사람들의 끊임없는 부탁에 시달리면서 불행했고, 저자는 퉁명스러운 반응으로 부탁을 거절한 뒤 곧바로 후회하기를 반복했다. 이런 자신에게 화가 났고, 거절 못 하는 자신이 너무 싫었다는 저자는 이후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연습한 끝에 배려하면서도 부드럽게 거절할 수 있는 기술을 터득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책을 썼다.
1부에서는 왜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먼저 챙겨야 하는지에 대해 서술한다. 자신을 먼저 돌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남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친다. 거절하기 위해 습득해야 할 중요한 성향으로 올바른 자기주장 기술을 설명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자기주장과 공격성을 구분하는 것인데, 많은 사람이 혼동하고 있는 두 개념을 일상의 흔한 사례로써 이를 쉽게 설명한다. 올바른 자기주장을 할 줄 아는 사람만이 품격 있는 거절을 할 수 있으며, 이로써 나도 상대도 죄책감도 상처도 없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2부에서는 왜 그토록 거절하는 것이 힘든지, 심리적 이유를 샅샅이 정리했다. 내가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화내는 것은 내 탓이 아님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실망하는 건 자신의 기대 때문이지 거절한 사람 탓이 아니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또한 자기 자신을 돌보는 행동은 이기적인 게 아니라 꼭 필요한 일이다. 이 외에도 인정받을 때의 행복감, 백기사 콤플렉스, 낮은 자존감, 사랑받고 싶은 마음, 포모 증후군 등 자신감 있게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들이 열거된다. 그중 어느 하나도 해당 안 되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2부 끝에는 “예스맨 지수” 척도와 그 해법이 나온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거절 전략으로
남에게 휘둘리고 조종당하는 삶은 이제 그만!
더 나은 관계와 더 발전된 삶으로 나아가는 방법
3부~5부에서는 구체적인 거절의 전략들이 나온다. 흥미로운 것은 부탁하는 사람을 원망하기 전에 부탁받은 나의 태도를 먼저 점검하게 한다. 이 파트를 읽으면 부탁받은 사람들의 애매한 태도가 어떻게 자신과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드는지 자기 객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유익하다. 눈치 없이 무리한 부탁을 하는 사람도 문제지만, 통제할 수 없는 상대방의 태도에 집중하기보다 해결 가능한 자신의 태도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깨닫게 한다.
애매모호한 태도가 배려일 거라는 착각, 어차피 들어주지도 않을 거며 시간 끄는 태도, 거짓말로 거절함으로써 나를 코너로 모는 일, 끝없는 실랑이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거절 방식 등 누구나 서툰 거절 방법 때문에 한 번쯤 겪었을 일들을 세세히 정리했다. 가족, 친척, 자녀와 배우자, 혹은 연인, 이웃, 회사 동료와 상사, 심지어 낯선 사람과 자기 자신까지 거절이 필요한 모든 대상과 유형을 정리하고 구체적인 해법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하다. 작은 차이이지만 품격 있는 거절의 표현과 태도로 상대방도 존중하고 나도 존중받는 거절의 기술을 가득 담았다.
저자는 책에서 일상적으로 기억해두면 좋을 명언을 가득 쏟아낸다. 몇 가지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세상 그 누구도 나만큼 나의 시간과 나의 필요를 열심히 대변해 줄 수 없다.”
“우리는 제한된 시간을 살아간다. 누군가의 부탁을 승낙한다는 것은 다른 일을 거절하는 것과 같다.”
“자기 자신을 돌보는 행동은 이기적인 행동이 아니라 필요한 일이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책임 있는 행동은 남을 돌보기 전에 당신 자신을 먼저 돌보는 것이다.”
“항상 화합할 수는 없다. 사람들의 의견과 필요와 욕구는 서로 부딪친다. 마찰은 불가피한 일이다.”
“정중하고 품위 있는 태도로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힘든 건 당신 탓이 아니다.”
저자의 말처럼 두 시간만 투자하면 다 읽을 수 있는 얇은 분량이지만, 내용은 전혀 얄팍하지 않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친구 관계에서, 그 밖의 사회 공동체에서 힘든 상황이 닥칠 때마다 두고두고 꺼내 봐야 할 “현명한 거절로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바이블”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당신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
- 스티브 잡스(Steve Jobs),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연설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