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심의 서사, ‘깜깜이 판’을 클로즈업하다
이 책은 재건축이라는 복마전의 한가운데서 5년간 조합장을 맡았던 저자가 ‘현장 중심’으로 서술한 기록이다. 깜깜이 공사비, 모델하우스 파동, 조합장 해임 과정, 비상대책위원회와의 줄다리기까지 모든 사건이 직접 겪은 사례를 통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재건축을 ‘정책’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로 접근하며, 롱숏이 아닌 클로즈업 시선으로 보여준다.
실무 지침이자 생존 매뉴얼, ‘재건축 운영의 백과사전’
이 책은 감리, 시공사 계약, 마감재 협상, 커뮤니티 특화, 조경 설계, 공사비 검증 등 사업의 주요 지점을 ‘체크리스트’와 함께 실용적으로 정리했다. 도시정비사업에 대한 법률적, 행정적 개요는 물론 ‘계약서에서 반드시 따져야 할 항목’까지 구체적으로 짚는다. 경험 없이 조합 운영에 뛰어든 이들을 위한 실무 안내서다.
전무후무한 ‘업무 보고’, 조합 소통의 새 모델
저자는 조합원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매주 ‘업무 보고’를 올렸다. 이 보고는 A4 용지 기준 최대 20쪽, 총 150회 이상 작성되었다. 공사 진행, 소송 현황, 내부 협상까지 조합의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기록한 이 보고는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되었고, 인근 단지에 공유되며 ‘조합 운영 소통의 롤 모델’로 평가받았다.
‘운동권 조합장’의 시선으로 재건축을 다시 묻다
강남 재건축 조합장이 운동권 출신이라는 사실은 이 책의 출발점이자 고유한 시각을 결정짓는다. 건축 전문가도, 시행 전문가도 아닌 저자는 시민단체 출신의 ‘규범 지향적 조합장’으로서 정치·행정·시장 논리를 모두 경험하며 고민을 기록한다. 그의 ‘소통 철학’은 사업의 결과를 낸 핵심 동력으로 작동하며, 이 책을 단순한 재건축 사례집을 넘어선 ‘현대 도시정치의 보고’로 만든다.
복마전 속 연대의 서사, 조합원들이 모여 이룬 기적
이 책은 한 조합장의 분투기인 동시에, 수백 명 조합원이 힘과 마음을 모아 사업을 이끈 연대의 기록이다. 단톡방 댓글 하나, ‘업무 보고’에 달린 격려의 말들, TF팀을 꾸려 모델하우스를 바꿔낸 사람들… 그 일상의 순간들이 모여 재건축의 판도를 바꿨다. 소수 엘리트나 전문가 중심의 재건축이 아닌, ‘시민이 움직인 재건축’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전례 없는 사회적 문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