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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

산시

  • 이성선
  • |
  • 시와
  • |
  • 2013-10-23 출간
  • |
  • 92페이지
  • |
  • ISBN 9788982121982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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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이성선의 시집 『산시』. 그동안 발표했던 시 중에서 추리고 고쳐 54편을 엮었다. 자연과의 대화 속에 선의 세계를 추구했던 저자의 세계관이 가장 잘 드러난다. 선仙의 세계를 추구한 이성선 시인의 정갈한 영혼의 치열한 구도, 자연과 대화하며 합일하는 간결하고 명징한 언어의 시 세계를 엿본다.
선仙의 세계를 추구한 이성선 시인의 정갈한 영혼의 치열한 구도,
자연과 대화하며 합일하는 간결하고 명징한 언어의 시 세계
시집『산시』는 1999년 ‘시와시학사’에서 출간되었다. 당시 시인은 그동안 발표했던 시 중에서 추리고 고쳐 54편을 엮었다. 자연과의 대화 속에 선(仙)의 세계를 추구했던 이성선 시인의 세계관이 가장 잘 드러난 시집이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짧게 써서 하늘의 침묵에 닿을 수 있기를 기원했던 시인은 더 무거운 침묵으로 하늘과 하나가 되었다. 세기말에 『산시』를 펴내며 우주의 겸허한 질서를 깨닫게 한 이성선 시인의 『山詩』를 더욱 척박해진 오늘에 다시 편다.

무엇 하나 건드리지 않고 세상을 건너갈 수는 없을까. 요즈음은 이것이 내 작은 꿈의 하나이지만
생각해 보면 이 또한 얼마나 큰 욕심인가. 구름은 이런 생각 없이도 밟으면 산이 깨끗해지고
풀과 나무와 사람이 맑아진다. 그 길의 비결은 무엇일까.

나를 지우고 지워서 닿은 세계. 마침내 형체가 다 지워지고 적막한 저녁 하늘 끝에 안타깝게
떠오른 한 줄기 능선. 울음 같은 그 노래. 여기 시편들은 그 길을 찾아가는 이 땅의
내 누더기 옷이다.

입고 갈 수 있는 누더기 한 벌. 이 얼마나 고마운 세상인가. 달빛 속을 걸을수록
누더기는 눈부시다. 이제는 달빛 길로만 가리라.
-서문 중에서


산과 나무와 달을 벗삼던 시인은 평이한 수법의 시어로 동양적 달관의
세계를 깊이 있게 표현, 자연과의 일체적 교감을 추구했다

1부 '저 산을 모른다'는 자연과 마주 선 시인의 모습 - '일생을 탕진'한 '탁발승 하나'가 되어 산속을 헤매는 시인과 마주할 수 있다. 2부 '문을 닫다'는 우주의 숨소리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시편들을 묶었으며, 3부 '장엄한 배경'에는 자연을 통해 순화되는 아름다운 사랑법이 담겼다.

산이 지나가다가 잠깐
물가에 앉아 귀를 씻는다

그 아래 엎드려 물을 마시니
입에서 산山향기가 난다
-「귀를 씻다」

4부 '달이 자는 곳'에서는 '달빛의 작은 하늘 흔적'에서 우주 전체를 보는 시인의 시선을 발견할 수 있다. 5부 '서 있으면서 가는 나무'는 시인의 유언과도 같은 시편들이 담겼다. 늙은 시인은 현관에 놓인 신발을 보며 '험한 파도 위로/ 나를 태우고 돌아다닌/ 작은 배'를 떠올리고 깊은 연민에 잠긴다.

달이 자는 곳에 가고 싶다
거기가
꽃 속이 아니라
산이 아니라 그 너머
당신의 유방과 유방 사이
-「달이 자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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