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이디스 워튼에게
여성 최초 퓰리처상을 안겨준 작품!
사랑과 결혼의 본질에 대해 던지는 심오한 질문
★퓰리처상 수상 작품
★모던라이브러리 선정 최고의 영문 소설 100선
★《뉴스위크》 선정 세계 최고의 책 100선
★랜덤하우스 선정 20세기 영문 소설 100선
★피터 박스올 선정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오만과 편견》의 제인 오스틴이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라면 이디스 워튼은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 모두 결혼이라는 주제에 몰두했고, 자신들이 속한 사회를 익살스러우면서도 통렬하게 비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차이점도 있다. 제인 오스틴은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 결혼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여성 인물을 주로 그렸다. 반면 워튼은 결혼이라는 사회적 관습이 개인의 행복 추구와 어떻게 상충하며 개인을 억압하는지를 보였다. 오스틴이 결혼 이전의 이야기에 집중해 결혼을 사랑의 결실이자 해피 엔딩으로 그린다면, 워튼은 인물의 진정한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결혼을 그린 것이다.
《순수의 시대》는 이디스 워튼에게 여성 최초의 퓰리처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작품성과 대중성 측면에서 워튼의 작품 중 정점에 서 있는 소설이라 할 만하다. 19세기의 뉴욕 사교계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워튼은 결혼을 앞둔 주인공 아처가 다른 여성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겪는 이야기를 앞세워 사랑과 결혼의 관계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파고든다. 아처는 메이와 결혼을 앞둔 상태인데 또 다른 여성 엘런에게 사랑을 느껴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메이와 결혼한 후에도 점점 사랑 없는 결혼에 진절머리를 느끼며 엘런에게 가려 하지만, 아처의 단호한 결심은 번번이 아내의 능수능란하고 단호한 방해에 가로막힌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메이와 여러 아이를 낳고 명망 있는 중년 신사가 된 아처. 이제는 격식과 허세로 가득 찬 사회 분위기도 전과 같지 않고, 아내 메이는 죽고 없다. 그리고 아처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여전히 엘런이 자리 잡고 있다. 오래도록 묵혀둔 아처 내면의 사랑은 다시금 요동치기 시작한다.
친밀성, 개인의 내밀한 감정인가 사회적 제도인가?
이디스 워튼의 소설 중 정점에 서 있는 작품!
《순수의 시대》는 《피난처》, 《환락의 집》, 《이선 프롬》 등을 비롯한 기존 워튼 작품의 연장에 있는 소설로 불운한 결혼이 어떻게 한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여 진정한 사랑의 가능성을 잠식하는지, 나아가 한 인간은 이 불합리 속에서 어떤 혼란을 겪는지, 그 혼란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진지하게 탐색하는 작품이다. 이디스 워튼은 세 인물의 내밀한 심리를 그 시절의 풍속 아래에서 놀랍도록 섬세하고 긴장감 넘치게 펼쳐낸다. 주인공들이 벌이는 갈등과 충돌을 통해 뉴욕 상류층의 문화와 도덕 이면에 자리 잡은 위선과 억압을 세밀하게 그려내기도 한다. 그 결과 《순수의 시대》는 워튼에게 퓰리처상을 안겨주었을 뿐 아니라, 이후 마틴 스코세이지의 연출을 포함해 세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져 대중성 역시 입증받았다. 사랑 없는 결혼으로 고통받은 작가의 삶이 곳곳에 실감나게 녹아 있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는 개인 간 애정과 제도로서 친밀성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과 갈등을 선명하게 목도하고 감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