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로 새겨진 경계선, 실패하면 대통령의 생명이 위험하다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호하는 최정예 조직, ‘절대 실패할 수 없고, 실패해서는 안 되는 조직’이라는 명제 아래 있지만, 그동안 어떻게 반복적으로 실패했고, 그 원인은 무엇이었는지를 연대기적으로 보여준다. 그렇게 미국의 역사를 한눈에 보듯이 케네디 대통령 암살부터 9·11 테러, 오바마 시기의 백악관 침입 사건, 트럼프 정부에서의 경호 정치화에 이르기까지, 무너진 시스템 뒤에 있던 요원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기록한다.
저자는 대통령 경호의 실패가 단순한 기술적 실수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즉 오만한 리더십, 불합리한 조직 문화와 부패, 낙후된 장비, 허술한 훈련, 부족한 예산과 만성적인 인력 부족 그리고 대통령의 성향에 휘둘리는 경호 한계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에 언제나 경호 실패의 가능성이 도사렸다.
그럼에도 이러한 한계 속에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싸워온 요원들의 헌신과 고통 역시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렇게 저자는 실수를 자책하며 평생을 살아야 했던 케네디 경호팀 요원들, 총탄을 막고도 무명의 그림자로 사라졌던 레이건 경호 요원들의 증언을 통해, ‘국가를 지키는 자’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과 내면의 무게를 보여준다.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호하면서도 존재를 감춰야 하는 그림자 같은 이들의 세계에서, “완벽하지 않으면 재앙”이라는 명제는 미국 대통령 경호원의 고단한 세계를 잘 보여준다.
·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전선의 경고
대통령 경호원의 세계는 단지 미국 비밀경호국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그것은 민주주의 국가가 권력자를 어떻게 지키고, 시민의 신뢰를 어디서 확보해야 하는지에 관한 뼈아픈 성찰이다. 특히, 트럼프를 비호하던 비밀경호국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조직 전체가 미국 시민 사회로부터 어떤 비판을 받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대통령 경호란 무엇을 지키는 일이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묻게 만든다.
이 책은 르포르타주이자 서스펜스를 갖춘 정치 다큐멘터리이며, 동시에 한 시대를 관통하는 시사적 경고문이다. 케네디부터 트럼프까지 이어진 대통령의 그림자 속에서 우리는 권력과 시스템, 신뢰와 책임 사이의 복잡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실감하게 된다. 이는 곧 미국을 넘어, 오늘날 모든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이 함께 고민해야 할 공통의 문제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