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배회하는 ‘숭미’의 유령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형성된 한미관계는 80년간의 전개 과정을 거치며 단순한 국력 차이를 넘어, 불균형적이고 종속적인 관계로 확대되어 왔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구조적 왜곡이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어떤 경로를 통해 한국 외교의 핵심 구조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태평양전쟁의 승전국이자 초강대국인 미국이, 패전국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반도에 점령군으로 진주하면서 ‘해방’이라는 이름 아래 형성된 한미관계는 출발부터 비대칭적이었습니다. 이후 식민지 수탈, 분단, 전쟁이라는 고난의 역사 속에서, 한국 사회는 ‘숭미’라는 집단적 왜곡의식에 갇히게 되었고, 이것이 한국 외교와 안보 결정구조에 구조적인 불평등을 초래하게 되었습니다.
숭미동맹의 양상과 극복 방안
이 책에서는 강대국 미국이 한국을 실질적인 ‘식민지’로 간주하고, 한국은 미국을 초헌법적 존재처럼 숭배하는 비정상적인 양국 관계를 ‘숭미동맹’이라 명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미군기지 이전, 전략적 유연성(한미동맹의 현대화), 전시작전권 이양 등이 있습니다.
또한 SOFA 협정과 한미 FTA의 체결 및 운용 과정에서 드러나는 법적·제도적 불평등, 그리고 미국 정보당국의 내정 개입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며, 이러한 외교적 종속 구조가 단순한 정책 문제가 아니라 집단적 무의식과 진화심리학적 요인, 즉 ‘숭미 유전자’에 기반한 문제임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러한 숭미의식을 극복하고, 비대칭적인 한미관계를 건강하고 자율적인 파트너십으로 재편하기 위해서는 외교부 해체와 같은 급진적인 개혁 조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재명 신정부의 대미 외교 과제
『브라보 한미동맹』은 2025년 8월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재명 신정부가 반드시 관철해야 할 외교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선, 관세 협상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계기로 ‘한미동맹의 현대화’라는 명분 하에 추진되는 전략적 유연성 요구를 명확히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주한미군의 역할은 북한의 남침에 대비한 ‘방어’ 임무에 한정되어야 하며, 이를 인도-태평양 전체로 확대하려는 시도는 한국의 안보 이익과 무관하게 미국의 패권 전략에 종속되는 것임을 경고합니다. 아울러 베트남이나 이라크처럼 미국의 일방적인 요청에 따라 한국군이 해외 파병되는 일이, 향후 중국-대만 양안 분쟁에서도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작권 환수의 실질화, SOFA 개정, 한미 FTA 조정 등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 신정부가 원칙 있는 태도로 대응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건강하고 자주적인 한미동맹을 위하여
이 책의 에필로그는 일방적이고 종속적인 현재의 한미동맹을 넘어, 건강하고 자주적인 이상적 동맹 관계의 미래상을 제시합니다. 미군 철수를 포함한 구조적 전환, 독립적 외교 전략 수립, 그리고 대등한 주권 국가로서의 한미관계 재정립을 통해, 남북관계의 주도권 회복, 주변국과의 실리외교, 글로벌 다자외교 역량 확장 등을 이뤄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브라보 한미동맹 - 숭미동맹의 그늘 벗어나기 -』는 단순한 외교 비판서가 아니라, 이재명 신정부의 외교 실무자 여러분께 실질적인 정책 대안을 제공하고, 한국 외교의 사고방식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는 통찰을 제시하는 정책서입니다.
패권적 일극체제를 강화하려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외교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적 지성으로서, 국제정치, 외교안보, 한미동맹사에 관심 있는 연구자, 실무자, 정책 담당자, 그리고 자주외교에 공감하는 시민 독자들께도 깊은 통찰과 영감을 드릴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