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먹을 수만은 없는" 인간의 숙명
저자는 재치 있는 질문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AI가 당신의 일을 대신한다면, 당신은 뭘 하며 살 건가요? 넷플릭스나 보며 소파에 누워있을 건가요?"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놀고먹을 수만은 없는 존재"라는 것.
"기존의 전문가 그룹만이 아니라 중간관리자도, 최고경영진도 새로운 기술에 안전하지 않습니다. 실업률 40-60% 시대가 오면 어떻게 될까요? 인간은 결국 AI가 할 수 없는 단 하나, "창조"에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창조적인 일도 AI가 더 잘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습니다."
한 학생은 AI에게 "슬픔의 소리"를 그려달라고 했다가 알아볼 수 없는 추상화를 받았다. 실패? 아니다. "슬픔은 원래 형태가 없다"는 깨달음이 "형태 없는 감정" 시리즈로 이어졌다. 저자는 "실패를 두려워하면 AI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며 "AI와 함께라면 하루에도 수백 번 실패하고 다시 시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강조한다. "AI는 21세기의 붓입니다. 중요한 건 붓이 아니라 그것을 잡은 손, 그리고 그 손을 움직이는 마음이죠."
미래는 이미 여기에
저자의 전망은 도발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다. "앞으로는 예술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 사람이 도태됩니다. 이미 시작됐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우리는 일상을 "큐레이션"하고, 데이트는 "경험 디자인"이 됐죠." 이제 "창의성"은 디자이너만의 덕목이 아니라 모든 직원의 필수 역량이다.
철학자가 본 "도둑처럼 온 미래"
추천사를 쓴 철학자 허경은 더욱 급진적이다. "인류의 미래는 예술적인 미래, 바로 그것입니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강요되는 것입니다." 그는 발터 벤야민의 통찰을 빌려 설명한다. "사진이 등장했을 때도 사람들은 "이게 예술이냐"고 물었습니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사진 때문에 예술 자체가 바뀐 거 아니냐"였죠. AI도 마찬가지입니다."
BTS 현상을 예로 들면, "그들은 가수인가요, 외교관인가요, 시각예술가인가요? 이미 경계는 무너졌습니다. 앞으로는 모든 직업이 "예술화"됩니다. CEO도 퍼포먼스 아티스트가 되고, 요리사도 미각 예술가가 됩니다." "미래는 이미 도둑처럼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이 책은 그 미래를 보는 안경입니다."
AI와 춤추는 법을 배워라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저자는 AI를 "적"이 아닌 "댄스 파트너"로 보라고 조언한다. 책에는 흥미진진한 프로젝트들이 가득하다. "감각의 번역" 프로젝트에서는 학생들이 소리를 색으로, 움직임을 음악으로 변환하는 실험을 한다. 한 학생은 "AI가 제 움직임을 음악으로 바꿔줬을 때 전율을 느꼈어요. 제가 작곡가가 된 것 같았죠"라고 말한다.
누텔라는 AI와 협업해 700만 개의 각기 다른 디자인 라벨을 만들었다. 인간 디자이너가 창의적 방향을 설정하고, AI가 그 안에서 무한한 변주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인간이 지휘하고 AI가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라는 저자의 비유를 완벽히 구현한 사례다.
희망은 있다
82세의 할머니는 평생 "나는 예술과는 거리가 멀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손자가 가르쳐준 AI로 난생처음 그림을 그렸다. "내 마음속에 있던 고향 풍경을 처음으로 밖으로 꺼낼 수 있었어요. 못 그려도 괜찮아요. AI가 도와주니까."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희망이다. AI는 예술을 독점하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돌려준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왜 이것을 만드는가"라는 질문에는 오직 인간만이 답할 수 있습니다." 저자의 이 말에 모든 답이 있다. AI 시대, 우리 모두가 예술가가 되어야 한다면, 그것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처음으로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되었으니까. "상상할 수 있다면, 당신도 예술가입니다."
저자의 마지막 말이 뇌리에 박힌다. "AI는 예술을 민주화했다. 이제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당신이 세상에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다. 그 답을 가진 사람이 미래의 예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