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안정적 통치와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끄는 힘
공산당 영도 체제와 5대 통제 기제
중국공산당은 ‘공산당 영도 체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다섯 가지의 ‘공산당 통제 기제’를 통해 국가와 사회를 안정적으로 통치할 수 있고, 눈부신 사회경제적 발전도 달성할 수 있다.
중국 체제는 ‘당-국가 체제(party-state system)’로 규정된다. 이는 ‘공산당 영도 체제(領導體制, leadership system)’와 ‘국가 헌정 체제’로 구성되는데, 실제 정치 과정에서는 공산당 영도 체제가 국가 헌정 체제를 이끌 뿐만 아니라 종종 대체하는 권위주의 정치체제다. 공산당은 부침이 있는 ‘집권당(執政黨)’이 아니다. 유일한 집권당이며 ‘영도당(領導黨)’이다. 국가를 ‘통치’할 뿐만 아니라 전 사회와 개인도 ‘영도’한다. 정치부터 예술까지 공산당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영역이 거의 없다. 중국에 대한 광범위하면서도 폭넓은 연구는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공산당 영도 체제는 다양한 영도 원칙으로 뒷받침된다. ‘공산당 전면 영도(공산당이 일체를 영도한다)’, ‘민주집중제(전 당원과 조직은 당 중앙에 복종한다)’, ‘당관간부(黨管幹部: 공산당만이 간부를 관리한다)’, ‘통일전선(공산당 영도하의 다당합작)’이 그것이다.
공산당 조직 체제는 지역별로는 중앙·지방·기층 조직, 기능별로는 영도조직과 사무기구로 나눌 수 있다. 중앙의 공산당 영도조직에는 전국대표대회(당대회, 5년에 1번), 중앙위원회(1년에 1번), 중앙정치국(공산당 영도 핵심 기구),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실질적인 당 중앙)가 있다. 또한, 중국에는 ‘당조(黨組)’와 ‘영도소조(領導小組)’라는 독특한 영도조직이 있다. 성(省)·시(市)·현(縣) 등 지방에는 공산당 위원회, 향(鄕)·진(鎭)·가도(街道) 등 기층에는 공산당 기층위원회, 그 아래 단위인 도시의 사구(社區)와 농촌의 행정촌(行政村)에는 공산당 (총)지부가 있다.
중국에서는 공산당원이 되고자 애쓰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엄격한 선발과 체계적인 교육을 거쳐 ‘공산당인(共産黨人, communist)’으로 성장하며 다양한 ‘당의 조직 생활’을 해나간다. 우리에게 생소한 당원 간의 비판과 자기비판도 이러한 조직생활의 일부이다.
공산당 영도 체제를 떠받치는 다섯 개의 기둥
인사·조직·사상·무력·경제 통제
중국의 독특한 ‘당-국가 체제’ 혹은 ‘공산당 영도 체제’가 원활하게 유지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다섯 가지의 ‘공산당 통제 기제(統制機制, control mechanism)’가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공산당 통제 기제는 공산당 영도 체제를 지탱해주는 든든한 ‘다섯 가지의 기둥(five pillars)’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기둥은 인사 통제, 둘째는 조직 통제, 셋째는 사상 통제, 넷째는 무력 통제, 다섯째는 경제 통제다.
공산당의 다섯 가지 통제 기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공산당 영도 체제가 국가 헌정 체제를 영도 및 대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핵심 수단(leverage)이기 때문이다. 다만 겉에서 보면, 국가 헌정 체제라는 ‘벽’에 가려서 집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공산당 통제 기제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뿐이다. 즉 공산당 통제 기제는 공산당이 국가를 통치하고 사회와 개인을 영도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제도라 할 수 있다.
ㆍ 인사 통제: ‘당관간부 원칙’에 따라, 통해 국가와 공공기관, 국유기업과 대중조직 등 주요 기관과 조직을 통제한다. 즉 모든 간부의 임면권을 공산당이 독점하고 있다.
ㆍ 조직 통제: 중국은 당내외 조직을 통해 민영기업, 비정부조직(NGO), 대학 등 다양한 사회 세력을 철저히 통제하고 관리한다. 도시 기층사회도 마찬가지다. 이를 위해 유용한 수단인 조직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실제로 잘 운용하고 있다.
ㆍ 사상 통제: 중국공산당은 간부 당원과 일반 당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정치학습 제도를 운용하며 일반 국민 대상 대중학습 운동도 전개한다. 방송과 신문을 체제를 선전의 핵심 수단으로 삼으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등 신매체도 관리·통제한다.
ㆍ 물리적 통제: 중국공산당은 ‘경성(hard)’ 통제 기제를 갖추었다. 이는 무력 통제와 경제 통제로 나뉜다. ‘공산당의 군대’인 인민해방군, 무장경찰 부대(武警), 민병(民兵), 공안(경찰)·법원·검찰 같은 정법(政法)기관 등 군사력과 공권력을 이용하여 영도 체제를 공고히 유지한다. 그리고 국유자산과 국유기업을 동원하여 경제 전반을 통제하고 있다.
공산주의 중국의 정부와 의회는 무엇을 하는가?
중국의 〈헌법〉의 5대 원칙과 정치체제
국가 헌정 체제는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치체제’를 말한다. 그런데 공산당이 영도하는 중국의 헌정 체제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헌법에 근거하여 국가권력을 제한하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정치체제인 ‘입헌주의’나 ‘헌법 체제’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른 권위주의 정치체제다. 중국은 공산당 영도 체제와 국가 헌정 체제가 매우 밀접하게 결합해 있다. 당-국가 체제는 공산당 영도 체제와 국가 헌정 체제로 구성되어 있고, 실제 정치과정에서 당이 국가를 영도할 뿐만 아니라 종종 대체한다.
중국의 〈헌법〉 원칙은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공산당 영도 원칙, 둘째는 인민주권과 인민대표대회 제도, 셋째는 민주집중제 원칙, 넷째는 민족자치 제도, 다섯째는 의법치국(依法治國: 법률에 근거한 국가 통치) 원칙이다.
중국의 헌정 체제는 의회(전국인대와 지방인대), 정부(국무원과 지방 정부), 정법기관(政法機關) 혹은 사법기관(司法機關)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체제는 공산당 영도 하에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각기 역할을 담당한다. 즉, 중국 정치제도의 조직 원칙은 ’민주집중제‘로서 ‘중앙의 통일 영도를 전제’로 삼고 있으며 규정보다는 현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작동한다. 따라서 중국 헌정 체제를 살펴볼 때는 기관을 개별적 파악하기보다는 공산당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실제 구현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중앙이 정책 주도권을 장악하고 하향식 정책 집행을 전개한다. 정부의 관료조직은 정책의 ‘결정’에는 관여하지 못하지만 ‘집행’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같은 위기 시기에는 공산당 중앙의 정책 결정권을 독점하고 관료조직이 일사불란한 집행으로 조직 역량을 ‘총동원’하며 대규모 대중 동원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국 의회는 중앙 의회와 지방 의회로 나뉜다. 중앙 의회의 정식 명칭은 ‘전국인민대표대회’이며 ‘전국인대(全國人大, NPC)’라고 줄여 부른다. 지방 의회의 명칭은 ‘지방인민대표대회’고, 약칭은 ‘지방인대(地方人大, LPCs)’다. 전국인대와 지방인대는 입법기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을 제정한다. 이와 함께 다른 국가기관을 감독하는 역할, 대의 역할, 공산당 통치를 정당화하고 합법화하는 체제 유지 역할을 담당한다. 중국 의회는 ‘이중구조 현상’이라는 독특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중국 의회가 사실상 두 개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즉 전국인대 상무위원회가 전국인대와는 다른 구성·조직·권한을 가지고 기능한다. 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전국인대를 폐회 기간에 잠시 대신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대체함으로써 강력한 위상과 역할을 갖는다.
사실, 문화대혁명 시기 중국 정부와 의회의 역할은 보잘것없었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정부와 의회의 역할이 커졌고 다양한 현실 상황에 대응하며 작동 방식과 기능을 갖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