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평생을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살아왔다. 시스템 엔지니어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 분석에 몰두해 온 삶이었다. 초기에는 체험과 직관을 바탕으로 분석했다면, 지금은 분석 이론을 통해 기법이 체계화되었다. 오래전에 ‘근본 원인 분석’ 이론을 접하면서 ‘근본’이라는 개념이 사전적 의미나 동양 사상에서 말하는 근본 개념과 어떻게 다른지 이해하지 못한 채 수년간 고민했으나,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은퇴를 앞두고 마침내 실마리를 발견했다. 이론이 중요하다면, 기술은 그것을 증명하는 과정이며, 검증 가능한 현실성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이론이 형이상학적 논리라면, 기술은 그것을 실증하고 현실에 적용함으로써 검증하는 것이다. 분석은 이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분석에는 반드시 분석 대상이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해답을 찾지 못했던 이유는 ‘근본’이라는 개념을 지나치게 관념적으로만 접근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근본’을 하나의 객체(object)로 전환하면서 분석의 방향이 달라졌다. 분석 대상을 구분하고 체계화할 수 있었고, 이론과 체험을 바탕으로 하나의 분석 논리를 정립할 수 있었다. 이 논리가 분석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이 논리를 바탕으로 ‘근본 분석’ 체계를 구축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이를 검증하였다. 특히 ‘꼬미’와 ‘스미꼬’를 분석 대상으로 삼아 그들의 현재를 평가하고, 미래의 기대와 위협 요소를 예측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가 있으면 해답 찾기는 훨씬 쉬워진다. 해결은 결국 ‘아빠’가 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의 평화로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행복하다.
글을 쓰는 동안 많은 이들이 필자의 ‘방콕’ 생활을 궁금해했고, 또 많은 이들이 따뜻한 응원과 용기를 전해주었다. 가장으로서 가정을 돌보는 데 소홀했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모든 시간들이 의미 있었음을 느낀다. 어쩌면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는 과제를 마무리했다는 성취감, 그것이 지금의 내 마음이다.
집필과 출간에 적극 용기를 베풀어 준 권대혁, 박광명 등 친구들, 청어출판사 임직원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필자의 일상을 묵묵히 염려한 형제들과 가족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그중에서도 나와 뿌리로 연결된 손자 주언이가 근본 분석의 기대 예측에 참고가 되길 소망한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제시한 사물과 영혼에 대한 근본 분석이 독자 여러분께서 스스로와 인류의 미래를 성찰해보는 데 작은 이정표가 되기를 바라며,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