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이상하고 찬란하게 되살아난 영원한 환상 문학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19세기와 21세기의 감각이 어우러진 단 하나의 컬래버레이션
* ‘케이트 그리너웨이 3회 수상’ 크리스 리델 참여 - 초판 삽화가 ‘존 테니얼’ 탄생 200주기 특별판
어린 시절에는 마법 같았고 어른이 되면 질문으로 다가오는 곳,
당연한 것도 불가능한 것도 없는 이상한 나라에서 보내는 초대장
‘영국 가디언지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 ‘영국 BBC 선정 죽기 전에 읽어야 할 책 100’, ‘출간 이후 17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책’, ‘출간 이후 단 한 번도 절판되지 않은 책’…….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수식어를 가진 고전 중의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특별 일러스트판을 선보인다. 이번 특별판은 160년 전 초판을 발행했던 영국 맥밀란 출판사가 삽화가 ‘존 테니얼’의 탄생 200주기를 기념하며 기획한 것으로, 현시대 가장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자 ‘케이트 그리너웨이 메달 3회 수상’이라는 유일무이한 기록의 소유자 ‘크리스 리델’이 참여했다.
“정말이지 오늘은 모든 게 다 희한하네! 어제는 평소와 똑같았는데.”(본문 52쪽)
5월의 어느 나른한 오후, 자매들과 강둑에 앉아 있는 게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한 앨리스의 눈앞에 하얀 토끼가 나타난다. 늦겠다며 중얼거리는 것도, 조끼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어 들여다보는 것도 분명 이상한 일이었지만 호기심 많은 앨리스는 망설임 없이 토끼를 쫓아 굴속으로 뛰어든다. 그렇게 한참을 아래로 떨어져 문이 죽 늘어선 복도에 도착한 앨리스는 병에 든 음료와 컵케이크를 먹고 몸이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한 끝에 드디어 이상한 나라 속 모험을 시작한다.
“오늘 아침부터 한 모험이라면 들려줄 수 있어요. 하지만 어제까지의 이야기를 하는 건 아무 의미도 없을 거예요. 어제의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거든요.” (본문 260쪽)
앨리스가 모험 중에 만나는 수많은 캐릭터들은 이 작품을 오랫동안 사랑받게 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앨리스를 이상한 나라로 이끈 하얀 토끼, 같은 시간만 가리키는 시계 때문에 늘 티타임 중인 모자 장수와 3월 토끼 그리고 겨울잠쥐, 언제나 웃는 체셔 고양이, 고약하고 제멋대로인 하트 여왕, 노래하는 그리핀과 바다거북 등 각양각색의 캐릭터는 저마다 뚜렷한 개성을 지닌 채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물론 현실의 눈으로 보면 앨리스 말처럼 하나같이 보편성이나 상식과는 거리가 멀지만, 꿈이란 원래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게 당연한 데다가 불가능이 없는 곳이니 이들이야말로 앨리스 이야기 그 자체를 투영한다고 할 수 있다.
‘고전의 클래식함과 현대적 재해석이 어우러져 한층 더 생생해졌다.’
160년을 건너 지금 다시 피어나는 환상의 세계
익히 알려진 대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이 자신이 근무하던 대학 학장의 자녀들과 어울리며 들려준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앨리스의 등장은 어린이가 도덕적·사회적 규범에 따르고 규칙에 반항하지 않는 ‘말 없는 존재’여야만 했던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어른들의 모순에 의문을 품고, 거침없이 질문하며, 때때로 소리 높여 반대하는 파격적인 어린이 캐릭터는 ‘도덕주의 동화를 끝내고 재미 중심의 아동 문학 시대를 연 작품’이라는 평을 끌어내기도 했다.
시작이 그러했듯 이 작품의 본질이 아이들을 위한 동화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비유와 풍자가 담긴 언어유희, 상식과 논리가 무너진 세계, 산업혁명의 그늘과 불합리한 권력 구조를 반영한 캐릭터, 정체성을 고민하고 지키려는 태도 등을 담은 이야기는 시대와 세대를 넘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버지니아 울프가 이 작품을 ‘우리를 아이로 만드는 유일한 책’이라고 표현한 이유도 어른들에게 현실과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 주는 거울 역할을 해 주기 때문 아닐까.
“혹시 여기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려 주겠니?”
“그건 네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렸지.” (본문 160쪽)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글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의를 지니지만, 초판 삽화는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존 테니얼의 흑백 펜화는 캐릭터의 성격과 상징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그림의 주도권을 끌어올렸고, 이후의 작품들이 텍스트와 동등한 삽화를 지향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 이후 그림책의 황금기를 이끈 ‘아서 래컴’, 초현실주의 작가인 ‘살바도르 달리’, 현대 그림책의 거장으로 꼽히는 ‘헬렌 옥슨버리’ 등 수많은 예술가가 자신만의 앨리스를 만들어 냈고, 이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일러스트의 역사이자 그림책 출판의 역사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번 특별판을 이끈 크리스 리델은 19세기의 ‘원형’과 21세기의 ‘현재’를 한 권에 겹쳐 놓았다. 그는 정교한 검정 펜 선을 얇게 포개는 존 테니얼의 작업 방식을 따르면서 특유의 굵고 유려한 선과 만화적 유머, 과감한 색채로 현대적인 활력을 더했다. 무엇보다 실제 모델과 꼭 닮은 앨리스, 여성으로 재해석한 모자 장수, 몸집 차이로 권위를 표현한 하트 여왕과 왕 등 오랜 세월 고정된 이미지를 과감하게 흔들며 새로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모든 페이지를 빈틈없이 채운 풍성한 삽화는 독자들에게 시각적 몰입과 만족감을 안기며, 이 고전이 여전히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영원한 실험실’임을 다시금 증명해냈다.
● 줄거리
어느 나른한 여름날 오후, 하얀 토끼를 쫓아 굴속으로 뛰어든 소녀 앨리스. 그곳은 웃는 고양이가 있고, 온종일 다과회가 열리며, 트럼프 카드의 하트 여왕이 다스리는 이상한 나라. 논리가 소용없고 상식이 뒤집히는 꿈 같은 곳에서 앨리스는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