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책을 읽고,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
‘만약에’ 질문법부터 ‘오늘 감정 색깔’ 표현법까지,
스스로 읽고, 이해하고, 사고하는 아이로 키우는 비밀
엄마들은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책 읽기는 단순히 글자를 읽는 것을 넘어, 읽고 이해하며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가 ‘어떻게’ 책을 읽게 할지는 막막한 경우가 많다. 책을 읽히려 해도 아이가 금세 흥미를 잃는 모습을 보면, 엄마의 마음은 무거워진다.
이 책은 엄마들의 고민에 귀 기울여, 막연한 걱정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바꿔 주는 친절한 안내서다. 저자는 강남과 평촌 지역에서 아이들에게 독서 교육을 하며, 독서력이 이해력, 사고력, 표현력, 문장력 등 다양한 능력을 포함하는 중요한 역량임을 직접 체감했다. 그래서 단순히 책을 많이 읽히는 것이 아니라,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을 방법을 연구했고, 그 노하우를 이 책에 모두 담았다.
‘단어’를 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힘을 키우는 질문
저자는 아이들이 단어를 몰라 수업 시간에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책을 읽을 때도 모르는 단어 때문에 독서의 흐름이 끊기는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이처럼 어휘력이 부족하면 독서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에도 영향을 끼친다.
만약 아이가 “이거, 저거, 그거” 같은 표현만 반복한다면, “어떤 거 말하는 거야?”라고 부드럽게 되물어 아이가 천천히 단어를 떠올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럼에도 아이가 단어를 찾지 못할 때는, “아, 투호 놀이 말하는 거지”처럼 올바른 단어를 반복해 알려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을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하게 돕는 질문
저자는 책 속의 장면을 여행지처럼 생생하게 기억할 것을 제안한다. 대부분의 글은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기 쉽지만, 구체적이고 선명한 장면은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는다. 예를 들어 “아이가 슬펐다”라는 문장은 쉽게 잊히지만, “불 꺼진 방 안에서 아이가 고개만 푹 숙이고 있었다”라는 구체적인 장면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독서가 아이에게 특별한 경험이 되도록, 다양한 질문으로 상상력을 자극해 보자. “책 속 어떤 등장인물과 친구가 되고 싶어?”, “그 장면에 들어가면 어떤 향기가 날까?”, “어떤 소리가 들릴까?”처럼 구체적이고 생생한 질문이 아이의 기억과 생각을 더 깊게 만든다.
한 ‘문장’ 쓰기를
이끌어 내는 질문
아이가 책을 읽은 뒤 ‘한 줄 쓰기’를 연습하면 요약하는 힘이 길러진다. 처음에는 “주인공이 대단해 보였다”, “나도 용기를 내야지”처럼 짧고 간단한 문장으로 시작해도 좋다. 아이가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읽으면서 가장 눈에 들어온 문장은 뭐였어?”와 같이 책에서 찾을 수 있는 문장부터 질문하자. 그다음 “읽으면서 기분이 달라진 순간이 있었어?”, “친구에게 소개해 주고 싶은 문장은 뭐야?”처럼 단계적으로 질문의 난이도를 높이면 된다.
아이가 한 줄이라도 썼다면 반드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야 한다. 자신감이 붙은 아이는 점차 자신의 생각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하게 된다. 글쓰기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생각을 마음껏 적는 즐거움을 느낄 것이다.
아이와의 대화는 언제나 예측할 수 없고 엉뚱하며, 때로는 방향이 어긋나기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질문을 던진 뒤 다정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기다려 주는 시간이다. 아이의 독서력은 정답만을 요구하는 대화가 아니라, 틀린 이야기조차 포근히 품어 주는 태도 속에서 더욱 깊이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