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역사는 천년이라는 시간의 무게와 더불어 현대 한국으로 이어지는 정통성을 가지고 있다. 이 책 『신라新羅, 소국에서 대국으로』에서는 작은 소국공동체가 커다란 대국공동체로 통일되어 성장하였던 역사적 시간을 추적하였다. 이를 반영하는 커다란 두 개의 주제는, ‘신라 국가의 발전’과 ‘신라 문화의 발달’이다.
제1장에서는 ‘신라 국가의 발전’이라는 주제로, 체계적인 국가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을 통해서 대국으로 발전했음을 입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신라 사회의 발전과정을 기록·전달하기 위한 문자의 사용, 국민의 생산력을 지원해 주고 삶을 영위하기 위해 추진되었던 재해 대책, 정권의 안정과 사회의 혁신을 가져오기 위한 왕위 계승과 정변의 문제, 신라의 안전을 보장하고 사회를 변혁하려는 외교정책, 국민의 안정적 기반을 위한 행정적 절차와 영역의 확립 문제를 살펴보았다.
제2장에서는 ‘신라 문화의 발달’이라는 주제로, 신라 사회의 내면적 성숙 과정을 살펴보았다. 『삼국사기』 직관지 무관조에서 금衿·화花·령鈴에 주목하여 신라인의 복식을 복원하였으며, 『삼국유사』에서는 최치원과 一然을 통해 지식인들의 신라 인식을 검토하였다. 또한 중국의 『通典』에서는 중국인이 바라본 신라 문화에 대하여도 살펴보았다. 더 나아가 과거의 사료를 현재의 디지털로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방안에 관해서도 제안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 잘 알고 있는 한국 고대사, 특히 신라사에서도 늘 새롭게 탐구할 주제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고대사 연구는 늘 사료의 부족을 핑계로 메워지지 않은 퍼즐이 남아 있는 것을 당연시해 왔다. 아직 남아 있는 퍼즐의 공간을 메우기 위해서는, 기왕의 사료들을 재점검하여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시도의 일환으로 국가의 제도를 박제화된 문구로 그만 놔두지 않고, 실제 작동되는 상황을 가정하여 서술하고 있다. 만일 재해가 닥쳤다면 국가는 무엇을 하였을까? 등등.
‘역사는 항상 다시 쓰여져야 한다’라는 진리의 말씀이 있는 한, 우리의 역사는 새로움 그 자체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역사성을 강조하고 있다. 읽어볼 만하다. 이 책, 『신라新羅, 소국에서 대국으로』의 一讀을 권한다.